[로터리/2월 4일] 경제팀의 교체

강봉균 민주당 국회의원

재정금융정책을 담당하면서 경제부처 간 정책조율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교체됐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난번 경제팀이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새 경제팀은 무엇을 잘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희미한 점이다. 세계적 금융위기의 한파가 불어 닥치는데도 그 위기의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5%의 경제성장을 외치고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조치는커녕 우물쭈물하고 있었기 때문에 강만수팀이 교체된 것 아니었던가. 그런데도 주요 언론들은 개각 이전에 보였던 지대한 관심은 온데간데없고 새 경제팀에 특별한 주문이나 기대도 별로 없는 것이다. 이상하기는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내심으로는 바꾸고 싶지 않았으나 민심 수습용으로 바꿨다고 치더라도 그렇게 고심해서 바꾼 사람이 여전히 위기상황실(워룸)회의 때 대통령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이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릴 것이다. 그러면 언론들은 어떤 국회의원이 비리를 잘 들춰내는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재산목록이나 탈세 또는 병역사항 같은 것을 관심 있게 뒤적이고 있을 것이다. 경제팀 3인방이 모두 과거 재무부 금융담당 관료출신(이른바 모피아)이라는 데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그분들이 재무부 국ㆍ과장이었던 시절은 관치금융이 성행하던 시절이었다. 관치금융은 금융의 자율적 경쟁력을 배양하는 데 장애요소가 됐고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한국이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IMF 외환위기를 겪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분들이 IMF 이후 지난 10년간 얼마나 변화됐는가 하는 점이다. ‘금융기능을 정상화시킬 대책과 소신이 있는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 정책조율을 잘해나갈 역량이 있는가’ ‘재벌에 휘둘리지 않고 중소기업이나 서민금융에도 지혜와 애정이 있는가’ ‘국제금융 사회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을 감각을 갖추고 있는가’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의 눈치나 살피는 소신 없는 사람들이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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