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행진을 벌였던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 규모가 여전히 15억달러 가까이 되는데다 환율도 하락 기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구름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는 힘들다. 때문에 낙관적으로 잡아도 정부가 연간 목표로 내세웠던 150억달러 흑자액은 기껏해야 절반 수준에서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은 ‘5월 중 국제수지동향(잠정)’을 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2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9,000만달러의 흑자 이후 2월 7억6,000만달러 적자, 3월 4억3,000만달러 적자, 4월 16억1,000만달러 적자 등으로 3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때문에 5월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연간 누적 경상수지는 14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유지했다.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되고 두달 연속 적자를 보이던 소득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전달보다 8억4,000만달러 늘어난 27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소득수지는 외국인 주식배당액 대외송금 수요로 3월 14억7,000만달러 적자, 4월 18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5월 중에는 대외 배당송금이 크게 줄어들면서 3억9,000만달러 흑자로 바뀌었다. 하지만 만성적인 서비스 수지 적자는 그대로 이어졌다. 운수수지 흑자규모가 커진 가운데 기타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됐으나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전월과 비슷한 8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체적으로는 13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간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도 77억달러로 전년동기의 51억2,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정삼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는 3~4월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계절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오는 8월에는 휴가철에 상품수지도 부진하고 여행수지도 나빠지는 계절요인이 있지만 다른 달에는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