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브릿지금융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려 계열사들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지만 매각 작업에 돌발 변수가 생기는 등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남이산업에 매각된 골든브릿지캐피탈의 경우 금융당국이 매각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최근 검사에 착수하면서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은 대주주에 대한 불법 대출 혐의로 금융당국이 내린 거액의 과징금에 불복해 제시한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골든브릿지의 골든브릿지캐피탈 매각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검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골든브릿지는 지난해 11월 계열 여신전문금융회사인 골든브릿지캐피탈을 남이산업에 289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자인 남이산업은 금융당국에 최대주주 변경 사후보고를 마친 상태다.

관련 절차는 사실상 종료됐으나 금감원은 최근 인수자인 남이산업이 골든브릿지캐피탈을 인수한 과정이 적법했는지 다시 따져보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매각 과정이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을 인수한 남이산업은 휴면법인으로 인수자는 사실상 남이산업 대표이사인 개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과정에는 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이 대주주인 골든브릿지에 약 290억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털어내면서 사실상 남이산업이 '0'원에 인수한 것이다.

당국은 이번 매각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자기 주식을 사라고 돈을 빌려준 꼴이 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캐피털사는 이런 방식의 대출을 할 수 없다.

당국 관계자는 "당초 대주주에게 제공한 여신이 캐피털사를 인수한 자금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부당 대출 등 위법 소지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와 함께 휴면법인인 캐피털의 대주주 자격도 불투명하다고 보고 인수 이후 나간 여신 현황 등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은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도 최근 패소했다.

앞서 골든브릿지캐피탈은 대주주에 대한 부당대출 혐의로 총 12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골든브릿지캐피탈이 당시 골든브릿지 대주주였던 이상준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노마즈라는 업체에 대주주 신용공여한도를 위반해 거액의 대출을 해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캐피탈은 ㈜노마즈는 골든브릿지의 협력업체일 뿐 특수관계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국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소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사실상 노마즈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특수관계인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캐피탈은 거액의 과징금을 그대로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은저축은행에 매각되기로 한 골든브릿지저축은행 매각작업도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조은저축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12월에는 매각 작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까지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는 늦어지기는 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후순위채 등의 피해가 거의 없어 조만간 매각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윤홍우·박윤선 기자 seoulbir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