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검객이 쓴 병법서 현대 경영에도 통하네

공병호, 오륜서의 도를 찾다
미야모토 무사시 지음 / 루비박스 펴냄


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치하던 일본. 오카야마 현 북동부에 자리잡은 미야모토 촌에서 결투가 벌어졌다. 아리마 기헤라는 20대 후반의 검술사범과 13살 소년 미야모토 무사시가 칼을 겨눴다. 전국을 돌며 도전자와 맞서 싸움을 해 온 검객이 당연히 이길 것이라는 구경꾼의 예상을 깨고 소년은 단칼에 무사를 베었다. 소년은 후에 일본 역사상 최고의 무사로 남게 된 미야모토 무사시. 미야모토는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피나는 수련과 실전을 거치면서 자신 만의 독특한 병법의 세계를 구축해 낸 전설적인 인물. 그는 평생 60여차례의 진검 승부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는 '검성(劍聖)'으로 추앙받는 전설의 검객이기도 하다. 오륜서는 미야모토 무사시가 죽기 2년 전인 62세에 집필한 병법서다. 손자 병법과 함께 동양의 2대 병서(兵書)로 꼽히는 오륜서이지만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 손자병법은 쉽게 풀어 써 이해하기가 쉽지만, 오륜서는 내용이 함축적이라 곱씹어서 소화해야 할 정도로 어려워 원전이 번역된 적이 없었기 때문. 그래서 국내에 소개된 책 중 일본 무사정신의 정수를 담고 있는 책 하면 '무사도'가 가장 먼저 손꼽히지만, 일본에선 오륜서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칼 없는 전쟁터인 경영현장에서도 그의 병법은 통한다고 믿고 있어 일본 직장인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책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 등 다섯가지 병법으로 이루어진 오륜서의 원문을 충실하게 번역하고, 경제경영서 베스트셀러 저자인 공병호 씨가 21세기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도록 해설을 덧붙였다. 공병호 씨는 "무사가 지켜야 할 전략은 직업의 세계에서도 통하기 마련"이라며 "병법을 갈고 닦는 것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과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