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가짜산삼판매 '예견된일'

제품 사전검증 허점에 공급원 신용조사도 미흡TV홈쇼핑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안긴 가짜 산삼 판매사건을 두고 업계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란 반응이다. 바로 이들 업계의 철저한 사전검증 과정없이 이뤄진 제품 선택관행에서 빚어진 당연한 결과라는 것. 해당 TV 홈쇼핑업체들은 이번 사건을 사기극으로 몰아부치고 있으나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문제점을 차단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업계는 보통 판매제품을 선택한 후 1달 정도의 검사기간을 거쳐 방송을 내보내면서 제품을 점검하나 실제 자체 검증기능은 태부족인 실정이다. 특히 식품의 경우 그 특성상 전수검사가 불가능한데다 산삼은 진품여부를 제대로 검사할 기본시설과 능력이 없다. 더욱이 상품 공급업체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 조차 뒷받침되지 못해 대책없이 사기사건에 휘말리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유재환 39쇼핑팀장은 『앞으로 검사 빈도수를 크게 늘리는 한편 거래처의 신용도에 대한 기초조사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홈쇼핑도 제품출처가 불명확한 제품 판매를 최대한 줄이고 유통과정별로 일일이 제품 검사를 실시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제품 공급원의 80∼90%가 중소업체인데다 3만여종에 이르는 방대한 물량을 취급하고 있어 유사한 사건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대외적으로 공인검사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내부 검사시스템과 인력을 대폭 강화하는 등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규모가 갈수록 늘고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39와 LG홈쇼핑은 30일 각 언론사에 해명서를 보내고 사과광고를 게재하는 등 사태 조기 수습을 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양 업체는 일단 해당 제품 구매고객들에게 전액 보상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강원남부생약농협과 경희대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 입력시간 2000/03/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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