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게놈 지도가 사실상 100% 완성됨으로써 인간의 수명을 크게 연장할 수 있는 `의료 혁명의 서막`을 열게 됐다.
과학자들은 이번 인간 게놈 지도 완성을 건초 더미에 파묻혀 있던 모든 바늘을 찾은 것과 같다고 비유하며 “신의 영역이었던 생명의 신비를 마침내 모두 풀었다”고 평가했다.
인간의 게놈은 인체 세포에 존재하는 23쌍의 염색체와 염색체를 이루는 DNA(핵산), DNA를 구성하는 32억쌍의 염기들의 이중나선형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그 동안 규명하지 못했던 20번 염색체의 염기 서열을 밝혀내 인간 게놈 지도를 완성하게 됐다.
이번에 20번 염색체의 염기 서열을 해독함으로써 제2형 당뇨병(인슐린이 분비되지만 쓰지 못해서 생기는 당뇨병)과 백혈병, 아동성 습진 등의 치료 길이 열리게 됐다.
이밖에 인간 게놈 지도 완성으로 난치병이었던 암ㆍ심장병ㆍ비만ㆍ천식ㆍ파킨슨병ㆍ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ㆍ에이즈 등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정체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개인들은 자신의 유전 정보를 담은 극소형 DNA 칩을 의사에게 제시하고 그에 맞는 의약품을 제공받는 `맞춤형 의약품 시대`를 맞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인간 게놈 지도 완성으로 무병장수 시대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의학 전문가들은 인체는 5만 개의 유전자와 100만 개의 단백질을 갖고 있는데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단백질을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간 게놈 지도의 완성은 의학적 기적만큼이나 많은 법률적, 도덕적 딜레마를 야기할 지 모른다. 민간 기업이 게놈에 관한 특허권 보유 권리 여부, 기업주와 생명보험사 및 담보대출 금융기관 등이 개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접근할 지 여부, 생명의 본질인 유전자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취급할 지 여부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운식기자 wools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