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급소는 따로 있었다
제6보(85~100)
흑85는 ‘공격은 날일자로’라는 행마의 격언에 딱 들어맞는 멋진 공격수 같았다. 그러나 백86, 88의 두 수로 간단히 포위망이 뚫리게 되었다. 흑89로 자중한 것은 최선. 참고도1의 흑1로 막으면 백2 이하 8의 수순으로 아래쪽 흑 6점이 잡혀 버리는 것이다.
공격전문가 유창혁9단은 흑85가 문제의 수였다고 지적했다. 참고도2의 흑1이 공격의 급소였다는 것. 백은 2 이하 14로 수습하는 수밖에 없는데 흑15로 꽉 이어두면 도리어 흑쪽이 즐거운 바둑이었다는 것. 하변 백대마가 어떤 식으로든 살아야 하는데 흑이 상당한 외세를 추가로 쌓게 되므로 좌하귀에서 흑이 4점을 내준 손실은 충분히 만회가 된다는 설명이었다.
유창혁과 함께 이 바둑을 검토한 김승준의 말을 들어보면….
“마샤오춘이 후배들에게 함락된 것은 당연하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수읽기를 게을리하다니. 프로이기를 포기한 사람 같다. 반대로 창하오는 너무도 돋보인다. 빈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6/13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