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기금 600억유로 이상 될듯… ECB 국채매입 여부도 주목

[유럽위기 어디로] ■ EU의 승부수는
"모든 기구 단합해 대응"
'옵션선택' 가능성 열어놔
신평사·헤지펀드 주타깃
규제강화 '채찍'도 들듯

SetSectionName(); 긴급 구제기금 조성 유력… ECB 국채 매입카드 꺼낼지 주목 [유럽위기 어디로] ■ EU의 승부수는"모든 기구 단합해 대응"… '옵션선택' 가능성 열어놔신평사·헤지펀드 주타깃… 규제강화‘채찍’도 들듯 문병도기자 do@sed.co.kr

지난 2일. 시장에는 기대감이 넘쳤다. 그리스와 나머지 15개 유로존 회원국,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강력한 재정긴축을 조건으로 향후 3년간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는 데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5일 뒤 유로존 정상들이 최종 서명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모였지만 만찬을 즐길 여유조차 없었다. 1,100억유로면 충분히 잡힐 것으로 여겨졌던 그리스발(發) 불길이 더욱 무서운 기세로 퍼진 탓이다. 또다시 머리를 맞댄 이들은 "유로존을 안정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쓴다"는 데 합의하고 일요일(9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를 긴급 소집, 월요일 아시아금융시장이 열리기 전에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내놓기로 했다. 우선 금융가에서는 EU집행위원회(EC) 승인을 거쳐 위기 회원국에 대한 대출보증을 포함한 긴급 구제기금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EC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개별 회원국들이 구제기금을 조성, EU 내 비유로존 회원국인 헝가리에 지원한 바 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반드시 유로화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not huge)"이라고 보도했다. BBC도 구제기금 규모가 500억~700억유로 내외라고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핵폭탄급 옵션'으로 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ECB는 통화정책회의 직후 "국채매입 계획이 없다"고 재차 확인했지만 헤르만 판롬파위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CB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ECB를 비롯한 EU 기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채매입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U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우리는 유로화를 겨냥해 전세계적으로 조직화한 공격에 직면해 있다"면서 "따라서 유로존이 단합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또 외부세력,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세력에 규제강화라는 '채찍'을 들이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가에서는 신용평가회사와 헤지펀드가 주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그렇지만 금융시장의 관심사는 추가적인 구제기금 조성보다 EU가 과연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에 쏠려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가 지난해 10월 불거졌는데도 EU는 6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로존이 1,1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음에도 금융시장이 이전보다 더 큰 충격에 빠진 것 또한 EU의 느린 정책결정과 컨트롤타워 부재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책당국자들도 여러 번 EU의 느린 의사결정에 우려를 보낸 바 있다. 이번 위기의 해법은 결국 EU가 확실한 리더십을 갖고 '제2의 그리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구적인 재정안정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이를 시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융커 총리는 "우리는 일요일 밤까지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확실한 방어막을 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발 위기에 맞서 전면전을 선언한 EU의 승부수가 이번에는 제대로 들어맞을지, 월요일 아시아금융시장의 반응이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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