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조선.해운기업으로 도약 중인 STX그룹이 잇단 드라마 후원 요청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은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한 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고심하다 지난해 5월 종영된 인기 드라마 `해신' 후원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STX그룹이 올해 8조원의 매출을 노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자 드라마제작사들의 후원 요청이 쇄도해 STX 홍보 담당자들은 적당한 드라마를 선별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STX측은 "지난해 해신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기에 우리도 드라마 스폰서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서 "무척 많은 곳에서 제의가 들어오는데 아직 우리 입맛에 맛는 것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STX측의 어려움은 기업 특성상 `바다'와 `배'가 관련된 드라마를 후원하고자 하는데 전혀 관련이 없는 곳에서 제의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인기 드라마의 경우 남자 주인공이 경찰관인데 STX가 후원해준다면시나리오를 바꿔 주인공의 직업을 조선소 직원으로 바꿔주겠다고 제안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TX 관계자는 "지난해 10억여원을 들여 해신을 후원했는데 올해 들어 그룹 규모가 커진 탓인지 드라마 후원 요청이 많아졌다"면서 "올해도 그룹 이미지에 맞는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