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실탄 확보' 저가매수 가능성

약세장 불구 국내주식형펀드로 자금 순유입
"증시 약세기조 이어져 보수적 대응" 분석속
실적호전·경기방어주 등 선별투자 바람직

썰렁한 객장 장 중 코스피지수 1,700선이 무너진 23일 오전 여의도에 있는 한 증권사 객장에 나온 투자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시세판을 지켜보고 있다. /이호재기자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의 높은 변동성에 몸살을 앓고 있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41포인트(0.89%) 내린 1,715,59포인트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장중 심리적 저항선인 1,7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국내 기관들이 저가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 순유입 계속=시장은 전형적인 약세장에 빠졌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은 마르지 않고 있다. 23일 자산운용협회와 SK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하루 평균 729억원이나 된다. 이처럼 국내 주식형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데는 현재 지수수준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대에서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등락과 상관없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현재 시장이 지수가 추가로 하락하기보다는 상승할 것이라는 데 더 많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기존의 은행권에 있던 자금이 MMFㆍCMA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지수가 큰 폭으로 빠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장기상승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전략으로 선별 투자해야=기관의 저가매수 가능성이 호재로 작용할 요인은 높지만 주식시장은 여전히 다소 ‘흐린 날씨’가 예상된다. 국제유가 및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 회의 등의 외부변수를 감안할 때 강력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 분기점인 1,730포인트에서 완전히 멀어질 경우 5월 중순 이후 진행되고 있는 뚜렷한 하락패턴에 대한 상향돌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반등을 기다린다 해도 추세적인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기관의 저가매수세에 동참하려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선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어닝시즌에서 우수한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 및 업종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내수업종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유했다. 이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시장의 핵심은 오는 7월에 시작되는 2ㆍ4분기 실적발표”라며 “IT하드웨어ㆍ자동차ㆍ제지ㆍ철강 등 업황이 개선되고 실적이 뒷받침되는 실적호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각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진앙지인 달러 약세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외 인플레이션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기방어주 및 소재업종 위주의 접근이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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