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선율 타고 '가을 낭만 속으로'

장한나 내한독주회 내달 7개도시 순회


"무대에 올라 연주를 하는 것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비추는 것과 마찬가지죠. 갈고 닦은 예술적 노력과 영감을 토해내는 과정이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랍니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3악장만 해도 그래요. 마음 속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나면 골수까지 빠져 나가는 느낌이 든답니다." 지난 7월 세계적인 클래식 잡지 '그라모폰'에서 '내일의 클래식 슈퍼 스타' 20인 중 하나로 선정됐던 장한나(24)가 11월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비롯 전국 7개 도시를 도는 독주회를 갖는다. 이번 연주회에는 '로맨틱'이란 제목이 붙었다. "한국에서는 낭만주의 곡들을 거의 연주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가을이기도 하고 이번엔 큰 맘 먹고 낭만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작품들을 선곡했답니다." 얼마 전 영국과 독일 등에서 연주회를 마친 장씨는 이번 내한 독주회를 위해 뉴욕 근교 자택에서 한창 연습 중이다. 지난해 8월 베를린필 신포니에타와의 협연 이후 1년여 만에 갖는 이번 독주회에서는 구 소련 작곡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를 비롯해 슈만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쇼팽의 '첼로 소나타', '화려한 폴로네이즈'를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제외하면 모두 낭만주의 작곡가의 작품. 하버드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장한나는 2년 전 휴학을 했다. "연주와 철학 공부 두 가지를 함께 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음악이 우선이죠. 철학은 심각한 취미 활동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철학 공부가 삶의 시야를 넓혀주고 작품을 깊게 해석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해요." 장씨는 내년 봄 랄로의 첼로협주곡을 비롯해 드보르작, 차이코프스키, 생상스, 오펜바흐 등 첼로 소품들을 담은 새 음반을 낼 예정이다. 연주 일정이 빡빡해 남자 친구 만들 시간이 있겠냐는 질문에 그녀는 "열정적이고 삶에 대한 정열이 넘친 남자가 좋다"며 웃었다. 이번 연주회 일정은 11월 18일 오후 3시 금산 다락원 생명의집, 22일 오후8시 성남아트센터, 25일 오후7시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26일 오후6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28일 오후7시30분 부산문화회관, 30일 오후8시 광주 문화예술회관 등이다. 피아노는 베네수엘라 출신 피아니스트 세르지오 티엠포가 맡는다. 2만~12만원. (02)749-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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