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범을 목표로 추진됐던 전국6개 지하철노조의 모임인 전국지하철노동조합연맹(전지련)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전지련을 중심으로 공공부문의 업종이 합류해 새로운 노선의 '제3 노총'을 설립하려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동조합 10대 위원장에 민주노총 성향의 허인 후보가 당선됐다. 허 당선자는 민노총의 산별노조 건설 지침에 따라 지하철노조 산별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민노총을 탈퇴하고 전지련을 결성하려는 현 집행부와는 궤를 달리 한다. 도시철도의 조합원은 5,500 여명으로 전국6개 지하철노조 가운데 서울지하철 다음으로 큰 규모이기 때문에 이번 허 후보의 당선으로 전지련 결성은 큰 고비를 맞게 됐다. 당초 서울지하철,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지하철, 대전.대구.광주도시철도 등 전국 6개 지하철노조는 올 9월 민노총 탈퇴와 전지련 결성을 동시에 묻는 조합원 투표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 또한 불투명해졌다. 이성희 인천지하철 위원장은 "9월 투표는 잠정 합의에 불과한 것"이라며 "시기는 탄력적으로 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연수 서울지하철 위원장은 "지하철 노조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는 허 당선자도 동감하고 있다"면서도 "상급단체 탈퇴 문제가 남아 있으나 대화로서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9월에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는 입장엔 변화가 없지만 서울도시철도 새 집행부의 임기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이상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언급은 그때 가서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4월 전국 6개 지하철노조가 전지련을 결성하겠다고 나설 때 핵심 주장으로 상급단체인 민노총 탈퇴를 내세웠던 만큼 전지련이 계획대로 추진된다 하더라도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하철은 지난 4월 초 조합원 투표를 거쳐 민노총을 탈퇴한 상태고, 서울도시철도는 민노총을 상급단체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규약개정을 통과시켰었다. 이에 대해 서울지하철의 한 관계자도 "서울도시철도의 민노총의 탈퇴 여부가 앞으로 전지련 결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지련 결성이 안갯속에 빠지면서 전지련을 기본 축으로 하고 공공부문의 노조가 이에 합류해 새로운 노선의 제3노총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은 당분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