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과의 소통' 화폭에

60년대 '오리진' 멤버 서승원展 가나아트갤러리서

동시성 67-9(1967)

1960년대 한국 화단에 돌풍을 몰고 왔던 동인회 ‘오리진’은 서구에서 밀려들어와 한국 화단을 휩쓴 추상표현주의를 거부하고 기학학적 추상운동을 전개하며 기성 세대에 맞섰다. 당시는 한국 미술사에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미술운동을 벌였던 때로 팝아트 네오 다다 등 다양한 서구의 미술사조를 받아들여 실험하고 재해석했던 과도기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오리진의 창단 멤버였던 작가 서승원이 40여년간 활동해 온 과정을 소개하는 전시를 가나아트갤러리서 12일부터 연다. 전시에는 작가가 소장해 온 196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유화 30여점을 선보인다. 갤러리에 걸린 작품은 시대별로 뚜렷한 특징을 띄고 있다. 60년대에는 기하학적 문양에 원색의 오방색을 써 강력한 느낌이 들지만 점차적으로 문양의 테두리는 허물어지고 색상은 파스텔톤과 무채색으로 바뀌어 한결 부드러워졌다. 40년간 ‘동시성’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을 해 온 그는 “동시성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과의 소통을 의미한다”라며 “60년대 작품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감성적이며 사색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것이 작품에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를 내세워 한국 현대미술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일각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몸통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28일까지 계속된다.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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