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자신이 일하는 컴퓨터게임 개발업체의 서버를 해킹, 게임머니를 부풀려 시중에 판매한 혐의(상습컴퓨터등사용사기 등)로 게임업체 T사 직원 이모(26)씨를 구속하고 이씨의 전 직장 동료 김모(3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수십억원대의 게임머니를 사들여 현금화를 도운 혐의(상습컴퓨터등사용사기방조 등)로 아이템 중개상 문모(30)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T사 서버 유지ㆍ보수 담당자인 이씨는 전 직장 동료였던 김씨와 함께 자신의 회사가 개발한 모 게임 데이터베이스(DB) 서버를 해킹해 게임머니를 불리는 수법으로 2007년 1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액면가 32억여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새로 만들어 문씨 등에게 팔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 등은 외부에서 회사내 PC에 접근하고서 서버를 ‘원격조종’하는 방법으로 17만여 차례에 걸쳐 데이터를 조작해 DB서버는 사내 PC로만 다루도록 한 보안관리 체계를 무너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해킹으로 얻은 게임머니를 액면가의 절반가량만 받고 팔아 16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올렸고, 이들이 팔아 넘긴 게임머니가 시중에 대량으로 풀리는 바람에 액면가 1만원 당 현금 8,000원선에 거래되던 게임머니의 가치가 한때 1만원당 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게임머니를 판 돈으로 외제차와 아파트를 사고 수시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 2년 동안 호화생활을 했다”며 “최근 사이버머니와 게임 아이템을 이용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어 아이템 거래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