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오른쪽) 전 서울시장이 17일 경기도 화성시 송산시장에서 4·25 재보선에 출마한 고희선 한나라당 후보 지원 유세 중 열린우리당 선거운동원을 만나 서로 격려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상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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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4ㆍ25 재보궐 선거 지원에서 미묘한 전략차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총력 지원으로 당심 잡기에 뒤늦은 시동을 건 반면 박근혜 전 대표는 ‘원조 지원유세 대부’임을 자청하며 속도를 조절,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추격 주체가 뒤바뀐 양상이다.
지지율 1위인 이 전 시장은 17일 경기도 화성과 충남 서산을 차례로 방문해 재보궐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한 강행군을 사흘째 이어갔다. 그는 “한나라당이 올 연말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 재보선 압승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두바이ㆍ인도 정책탐사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 곧바로 최대 격전지인 대전 서을 지역을 찾은 데 이어 16일에는 서울 양천구 등을 돌며 한나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시장측에 따르면 강연이나 행사 참석 요청도 많지만 재보선 지원 쪽에 일정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이런 행보에는 출장기간 박 전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선 데 대한 응수 성격이 짙다.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 각종 선거 지원을 통해 한나라당의 ‘재보선 무패’ 신화를 일궈 당 기여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이틀째 지원 유세를 중단하고 강연과 인천 지역 조직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이미 지원 유세 쪽에서는 이 전 시장을 월등히 앞선다는 여유가 묻어난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재보선 지원이 대선 경쟁으로 비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을 위한 쪽으로 활동 방향을 맞추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캠프는 유세 일정 속도조절에 나섰지만 재보선 기간 인파를 몰고 다니는 박 전 대표의 지원 활동이 여론의 주목을 받으면 이 전 시장 추격전의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