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금융회사를 살리는데 거액을 쏟아 붇고 감자까지 하라니 말이 되나?`.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LG카드에 출자전환 확대와 함께 구체적인 감자비율까지 제시한 지난 24일 채권은행장 회의에서 상당수 은행장들이 채무재조정 방안을 강력 성토한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한 시중은행장은 “은행권이 모두 카드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LG카드는 엄밀하게 말하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또 하나의 상대”라며 “경쟁회사를 살리려고 수조원씩 지원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장도 “LG카드는 다른 부실기업과는 달리 지금도 우리와 경쟁을 하고 있고 정상화 되면 더욱 큰 경쟁상대가 되는데 출자전환을 하고 나중에 감자까지 한다 것을 누가 수용하겠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날 회의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당초 계획대로 의사결정을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어수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LG카드 문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이 같은 방안을 놓고 승인해 달라고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을 지 참 난감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