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들이 올해 사상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은행들의 경우 소매금융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사업분야도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 도이치은행, JP모건체이스, ABN암로, 스탠다드차터드은행(SCB) 등 한국내 자산규모 상위 5위권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지난 3ㆍ4분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일제히 감소했다. 국내지점이 8개로 자산규모 1위인 HSBC의 경우 3.4분기 순익이 224억원으로 작년동기(672억원)보다 무려 67%나 감소했으며, SCB도 347억원에서 257억원으로 26%나줄었다. 같은기간 JP모건체이스는 순익이 5억원에 그쳤으며, 도이치은행과 ABN암로는 각각 202억원과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은 국민,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은행 등 4개 주요 국내 금융사의 3.4분기 순이익이 2조2,017억원으로 평균 86%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은행을 인수합병한 외국계 은행들도 외국은행 서울지점보다는 나은성적을 거뒀으나 국내은행과의 경쟁에는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말 SCB 서울지점과 통합한 SC제일은행의 3.4분기 순익은 267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소폭 줄었으며,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1,1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51%증가에 그쳤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국은행들은 대부분 소매금융보다는 외환파생거래를 통해 수익을 낸다"며 "좁은 영역에서 경쟁이 심한데다 최근에는 국내은행들도 외환파생시장에 뛰어들어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은행들이 수익다변화에 실패할 경우 일본에서와 같이 국내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