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한 심정으로 현정은 회장의 방북 성과를 기다렸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7일 ‘개성공단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면담 소식을 크게 반기며 한동안 미뤄뒀던 투자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하루 종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입주기업들은 북한이 최근 현대아산 직원 유씨를 풀어줌에 따라 주재원 신변 보장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데 이어 북측에서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그동안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하는 데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던 북측의 통행제한 조치가 전격 해제됐다는 사실에 잔뜩 고무된 모습이다.
배해동 개성공단협의회 부회장은 “폐쇄 위기까지 몰렸던 개성공단이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개성공단에 등을 돌린 국내외 바이어들의 신뢰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업체인 유창근 SJ테크 대표도 “3통(통신ㆍ통행ㆍ통관) 문제가 해결됨에 따라 당장 공장가동률과 매출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면담 결과가 보도되면서 국내외 바이어들의 문의전화도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북측이 어느 선까지 개성공단 현안을 풀어줄 지, 또 등을 돌린 해외 바이어들이 얼마나 복귀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일부 업체들은 이미 개성공단 설비를 남측으로 반입하거나 직원들을 내보내는 등 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상태여서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남측 기업들은 그동안 북한의 무리한 주장에 밀려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며 “이번 면담을 계기로 대북사업이 정상화되고 기업들도 공장 운영에만 매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