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01번째 프러포즈' 시청률 고전

일관성 없는 주인공 캐릭터에 힘겨운 스토리


SBS 월화 드라마 ‘101번째 프러포즈’(오후9시55분)가 고전하고 있다. 7일 TNS미디어에 따르면 이날 ‘101번째…’의 전국 시청률은 7%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시간 대 방영되고 있는 MBC의 ‘주몽’(32.3%)은 물론이고 KBS의 ‘미스터 굿바이’(10.4%)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영화배우 이문식이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아 화제가 됐던 ‘101번째…’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01번째…’는 달재(이문식)의 이야기다. 달재가 수정(박선영)을 만나며 겪는 슬픔과 기쁨 그리고 사랑이야기가 ‘101번째…’의 주요 내용이다. 그만큼 드라마에서 달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물론 달재 역을 맡은 이문식의 연기는 큰 흠잡을 데 없이 빼어나다. 문제는 달재의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제작진이 1ㆍ2회에서 보여줬듯 달재는 여자에게 말도 제대로 못하고 불합리하게 직장에서 잘렸는데도 항의도 못 하는 인물이다. 그런 달재의 성격이 3회에서 특별한 사건이나 장치 없이 돌변한다. 3회에서 달재는 갑자기 동생 민재(이중문)에게 지금까지는 소심하게 살았으니 안 하던 짓 한 번 해볼 거라고 말한다. 그러고는 수정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선 경매장에서 전등갓을 499만9,999원에 산다. 재테크를 위해 외식도 안 하고 돈 백 원에도 목숨 거는 달재였다. 달재 캐릭터가 일관적이지 못한 것은 1ㆍ2회에서도 나타난다. 밖에서는 매일 당하고 사는 인물이 아버지(임현식)에게는 대든다. 나무에 있는 새알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자살을 시도한다. 주인공이 항상 같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충분한 설명과 보조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의 달재는 놀부가 어느 날 갑자기 흥부에게 잘 해주는 모양새다. 그만큼 이야기 구조는 헐겁고 드라마의 개연성은 떨어진다. 여기에 인터넷도 못 하고 매일 앉아 TV만 보는 38살의 노총각을 이 시대의 평범한 인물이라고 설정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제작진의 오산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