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체에 위험정보 안알리면 큰코 다쳐요

1년 이하 징역 등 원청업체 안전관리 책임 강화
안전보건조치 이행 방관땐 500만원이하 과태료

지난 3월 폭발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낸 여수산단 대림산업 화학공장. 당시 25명의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은 고밀도 폴리에틸렌 저장조를 보수하기 위한 용접작업에 투입됐다. 이후 조사 결과 저장조 바닥에 폴리에틸렌 찌꺼기가 남아 있어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근로자들은 저장돼 있는 물질이 무엇인지, 작업시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전혀 전해 듣지 못했다. "보수를 하루빨리 마쳐야 하니 작업을 서둘러라"라는 말뿐이었다. 결국 폴리에틸렌 분진에 용접 불씨가 튀어 6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빼앗겼다.

앞으로는 원청업체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하도급업체를 위험 작업에 내모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원청업체가 위험물질을 다루는 작업을 하청업체에 맡길 때 위험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최대 1년의 징역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을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12일 공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원청업체가 유해ㆍ위험물질을 제조ㆍ취급하거나 청소ㆍ개조 등의 작업을 도급할 경우 하도급업체에 해당 작업의 유해성과 위험성, 작업상 주의사항, 긴급조치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도급업체가 안전보건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을 방관하다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가 안전관리자가 제대로 직무 수행을 하는지 지도ㆍ관리하지 않아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고용부는 최근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를 속속 내놓고 있다. 5월에는 원청이 하청근로자를 위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할 경우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으로 원청업체의 책임ㆍ의무와 관련한 제도가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했고 일부는 선진국보다 더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일본은 하청 근로자가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하고 있을 때 필요한 지시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와 달리 이를 어겼을 때 벌칙 조항은 없다.

개정안에는 이외에도 수입 기계나 설비도 안전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또 모든 기계ㆍ기구의 위험부위에 덮개ㆍ망 등 방호조치를 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재는 6개 기계ㆍ기구에 한정돼 있다.

건설현장에서 재해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시공자는 발주자에게 설계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고 발주자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안전관리자에 대한 사업주의 관리 책임 규정은 12일부터 시행하고 다른 규정은 9개월 후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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