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럭비공’ 票心 어디로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26일 민주당의 유력 후보들은 상대방의 정책과 경력을 두고 설전을 벌이며 무당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아이오와주 당원대회(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한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후보 지명전 돌입 전 선두 주자였던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가 막판에 좁혀지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오전 11시30분 뉴햄프셔 맨체스터시의 팰리스극장. 부인 주디와 함께 등장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는 존 케리 후보를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부시가 사담 후세인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시하고 있을 때, 케리 의원은 어디에 있었는가"라고 공격,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딘의 인기 반전을 위한 강력한 무기는 부인 주디였다. 주디가 유세전에 참가한 후 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자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딘 후보가 부인 주디와 함께 한 인터뷰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극장 앞 문에서 나눠주며 한 표를 부탁했다. 딘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위에 그친 뒤 괴성을 지른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나에게는 고함이 있어요`(I have a scream)라고 농담을 하면서 `나에게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라고 연설한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연상시키려 했다. 케리 후보측은 딘의 공격에 즉각 응사했다. 케리 후보 선거운동본부는 성명을 발표, "딘 후보가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을 헐뜯는 선거운동으로 민주당을 공멸의 길로 이끌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헬리콥터로 이동하며 유세전을 펼친 케리 후보는 공격의 초점을 부시 대통령에게 맞췄다. 그는 부시 대통령 재임 중 300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진 사실을 지적하며 "내일은 부시를 해고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말해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미국 언론들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케리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지만 조사에 따라 딘 후보와의 격차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현재의 상황은 `박빙`이라고 분석했다. MSNBC는 조그비의 조사를 인용, 딘 후보가 3% 포인트 차로 따라 붙었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 리서치그룹의 24~26일 여론조사 결과는 케리 의원 35%, 딘 전지사 25%,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15%,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관 13%,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 6%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의 22~24일 조사에서는 케리 의원과 딘 전지사의 지지율 차이가 22% 포인트나 됐었다. 여론조사에서 에드워즈 의원과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클라크 전 사령관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첫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27일 오전 0시 뉴햄프셔주 북단의 작은 2개 마을인 딕스빌노치, 하츠로케이션에서 실시된 투표에서 클라크는 14표를 얻었고, 그 다음은 케리 의원(8표), 에드워즈 의원ㆍ딘 전 지사(각 4표), 리버맨 의원(1표) 순이었다. <맨체스터ㆍ제프리(뉴햄프셔주)=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