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못받아 부동산 계약 무효 "중개수수료 안줘도 돼"

은행 대출을 전제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대출을 받지 못해 계약이 무효됐다면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부동산중개업자 신모(54)씨 등이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부동산중개수수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부동산 계약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출의 성사 여부”라며 “대출 실패로 부동산 계약 합의가 해제됐다면 중개수수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지난 2006년 부동산중개업자인 신씨의 소개를 받아 강모씨에게 공장용지를 포함한 토지를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강씨는 “매수 자금이 부족하니 은행 대출을 알선해주면 계약에 응하겠다”며 대출 성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후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이씨와 강씨의 부동산 매매계약이 해제됐으나 신씨는 일단 매매계약이 체결됐고 계약이 해제된 것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면서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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