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코스피, 자동차·제약·은행 주목을

중국 등 대외악재 일부 해소 불구 모멘텀 찾기 어려워
실적개선·저가메리트·정책수혜 업종으로 투자 좁혀야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정책 기대감과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정세에 이어지던 강세가 사흘 만에 꺾였다. 특히 이날 오전 1,980선을 뚫고 올라갔지만 이내 전날 종가 아래로 떨어지며 장중 변동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외악재가 일부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를 이끌 마땅한 모멘텀이 없다"고 진단하며 실적개선세가 뚜렷한 업종,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는 업종,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으로 투자시각을 좁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0.94포인트(0.05%) 내린 1,974.68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국 전인대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전년과 같은 7.5%를 유지하기로 결정한데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에 직전 이틀 동안 1% 넘게 올랐던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대외 이벤트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지표가 확장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5월 총선까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제금융시장의 우려감을 키울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동성이 크고 탄력적인 상승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실적 기대감이 큰 업종,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는 업종, 업황 개선세가 뚜렷한 업종으로 투자를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기업들의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4.07% 하락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당장 1·4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역과 제약·바이오, 자동차·자동차 부품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새 각각 15.64%, 13.22%, 0.16% 상승하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우선 내수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제약 업종의 실적전망이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의약품 도·소매 판매액은 1조43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 늘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2년 4월 약가 인하 이후 의약품 도·소매 판매액이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수시장이 회복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전체로 보면 내수시장이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수출 역시 8%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약 업종의 실적개선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차효과가 기대되는 자동차주 역시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올 들어 완화되고 있는 점도 자동차 업종의 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2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총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며 "신모델효과가 본격화되는데다 환율 역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올해 연간 판매량은 4%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측면에서는 은행주들이 이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이 장부가치에 크게 못 미치는데다 부동산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최근 한 달 동안 은행주의 주가는 평균 5.6%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넘어섰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 1·4분기 상장은행 7곳의 전년 대비 순이익 전망치 증가율은 시장 예상인 5%대에 못 미치겠지만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정상이익 수준은 회복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은행주들의 경우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3배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어 실적회복세와 부동산시장 활성화 기대감에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양광과 2차전지 등 신에너지 관련주들도 꾸준한 상승세가 예상된다. 중국 전인대에서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소비 증진을 촉구한데다 미국과 일본 역시 환경산업 육성책을 내놓은 만큼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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