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수도권 토지시장 기지개

최근의 주택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수도권 지역 토지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토지거래허가제 및 그린벨트 규제완화 등 부동산경기활성화 대책과 시중금리 하락으로 여유자금이 흘러들어오면서 일산 등 신도시 주변 및 용인·김포·양평 등 주택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최근 값이 오르고 거래도 조금씩 늘고 있다. 토지거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용인 일대. 최근 LG건설·성원건설 등이 잇따라 아파트 분양에 성공하는 등 이 지역의 인기가 높아지자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 때문에 IMF 체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땅값도 지난 연말부터 오름세로 반전, 일부 지역은 10~20% 오른 값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양시 역시 마땅한 땅을 물색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주로 일산신도시 근처의 개발 가능성이 큰 땅들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값도 오름세다. 주택건설이 가능한 도로 인근이나 준농림지역은 지난해 연말보다 무려 20~30% 가까이 급등했다. 고양 한화부동산의 정국만 사장은 『준농림지의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최근에는 주택업체들까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이곳을 드나들고 있다』고 전했다.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양평지역은 개발부지를 찾는 업체와 개인의 문의가 늘어 준농림지 땅값이 지난해 연말 이후 평당 5만원 정도 올랐다. 김포의 경우 지난해말 중개업소당 한달 평균 1~2건에 불과했던 거래건수가 최근 5~6건으로 크게 늘었다. 양평 강남부동산의 전호종 사장은 『실수요자는 물론 수억원대의 대형 매물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완화조치 등으로 땅 매입이 쉬워진 것도 수요증가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토지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곳은 대부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따라서 아직은 수도권 전체보다는 특정지역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중개업계는 4월 이후부터는 이같은 선별적 매수세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4월부터 그린벨트 내 대지성 토지에 주택신축을 허용한데다 하반기에는 수도권을 비롯 대도시권역의 그린벨트 해제지역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요지의 그린벨트 중 일부 지역은 값이 상승하고 거래도 뜸하게나마 이루어지고 있으며 수요자들의 문의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 하남 양지부동산의 박수덕(朴守德) 사장은 『주택신축이 허용됨으로써 토지활용 가치가 높아진 나대지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주택산업연구원 이동성(李東晟) 원장은 『토지는 다른 부동산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져 시중자금의 급격한 유입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실물경기의 뚜렷한 회복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회복은 당분간 국지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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