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부하의 인격을 모독하고 언어폭력을 일삼은 장교에게 전역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안철상 부장판사)는 25일 상습적인 언어폭력 등의 사유로전역처분된 육군 대령 배모씨가 "상명하복 원칙을 엄격히 하기 위해 훈계한 것을 현역복무에 부적합하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낸 전역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공개된 자리에서 폭언을 섞어가며 부하의 업무능력을 폄하하는가 하면 다른 하급자들과 업무능력을 비교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줬고 실제 일부 부하들은 과로 및 스트레스로 입원하거나 약을 복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군대 내 언어폭력 근절지침이 마련된 데다 상급자로부터 수차례 폭언을 삼가라는 주의를 받았으면서도 언행을 시정하지 않았다"며 "언어폭력은 단결을 저해하는 결정적 사유로서 자살, 총기난동 등의 심각한 사고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피고의 전역처분은 지나치지 않다"고 판시했다.
배씨는 2003년 초 자신의 주차구역에 차를 세운 하급 장교에게 구내 방송으로 심한 욕설을 한 사실때문에 상급자의 경고를 받고 인사담당 부서로 근무처를 옮긴뒤에도 업무보고를 하는 부하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 및 모욕적 발언을 했으며 글자수정 등을 위해 많게는 수십차례 보고서 수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부하들이 스트레스성 위염 등으로 입원하거나 약을 복용하자 부대 상급자는2004년 1월 배씨에게 구두 경고를 하고 부대 전체에 언어순화 교육을 시켰지만 태도를 고치지 않던 배씨는 같은해 9월 전역처분을 받았다.
배씨는 오히려 상급자를 언어폭력으로 고발하는가 하면 전역한 이듬해 자신의 전역 심사에 참가했던 다른 대령의 진급심사에 불리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허위사실이 담긴 유인물을 군인아파트에 유포했다가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