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소통이 백년기업 키운다


최근 기업ㆍ기관에서 가장 유행하는 말은 아마 '소통'이 아닐까 싶다. 인간관계부터 덩치 큰 기업 운영까지 사소한 문제라도 간과하면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 진통을 겪기 마련이다. 그래서 위기의 순간이 감지되면 조직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바로 구성원들과의 소통이다. 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는 조직 구성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관료주의가 팽배해 직원들의 창의와 열정을 억누르고 있다면 불필요한 형식적인 관행들을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이다. 또 지나치게 조직이 촘촘해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업무효율성이 떨어진다면 부서 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이뤄야 할 것이다.

고객과 끊임없는 교감이 성장열쇠

중요한 것은 사후 소통이 아닌 평상시의 소통이다. 경제ㆍ사회ㆍ문화 모든 면에서 오늘의 트렌드가 내일이 되면 구식이 돼버리는 요즘 소비자의 수요를 콕 집어내기란 모래 속 진주 찾기만큼이나 어려워졌다. 안다고 해도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에 간절한 것은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진정한 충성고객과의 소통이다. 최근 각 기업을 대표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심심치 않게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것도 이런 답답한 마음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생각해보면 오늘날만큼 소통이 쉬웠던 시대가 또 있었던가 싶다. 기업은 물론 개개인 모두가 1~2가지 SNS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밥을 먹으면서도 화장실에 앉아서도 지구 반대편 인물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요즘이다. 그야말로 커뮤니케이션 과잉 시대를 맞아 그 안에서 기업이 취해야 할 소통의 근본을 찾아야 한다.

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한 방향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 소통하는 데 있어서도 질적ㆍ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내적ㆍ외적 가치를 둬 고루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 안팎으로 객관적 소리를 듣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안으로는 구성원들이 조직개선 제안부터 제품 새 단장 아이디어까지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창을 열어둬야 한다. 밖으로는 기존 충성도 높은 고객 이외에도 일반 잠재적 소비자에게까지 기업 및 제품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올해로 창립 36주년을 맞은 중견기업 락앤락 역시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을 맞았다. 2000년대 초 회사가 만든 신개념 사면결착형 밀폐용기가 인기를 끌며 락앤락이라는 브랜드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 수많은 모방제품의 범람 속에서도 꾸준히 소비자 선택을 받는 이유는 온라인 주부 커뮤니티 등 고객과의 끊임없는 교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 의견 경청하는 문화도 만들어야

외부고객의 관계가 기업 존속을 위한 소통의 한 축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바로 내부고객과의 소통이다. 실상 기업이 맞닥뜨리는 문제의 70%는 소통의 장애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상하좌우 동료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부터가 바로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의 시작이다. 정보 수신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배려, 겸허한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끈기가 기본이 된다면 소통이 성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수직관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사실상 대부분이다. 경직된 조직문화 속에서 모두가 원활히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점을 개선하기 위해 락앤락 등 기업들이 운영하는 그룹웨어 기반의 '제안제도'와 '헬프데스크' 등 다양한 제도는 업무환경 개선에서부터 개발ㆍ영업ㆍ생산에 이르기까지 회사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제안을 수렴하는 데 핵심역할을 한다. 직원들이 업무 중 고충사항을 토로하고 발전적 건의를 함으로써 직원과 회사 간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두 제도 모두 좋은 제안을 한 직원에게 포상을 제공함으로써 참여를 적극 독려할 수 있다.

소통은 막히지 않고 잘 통함을 이른다. 평범한 인재라 할지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편견과 사심 없이 타인의 의견을 대하려면 자신을 내려놓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겸허한 마음으로 타인을 경청하는 조직문화야말로 기업이 미래 10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지속경영의 뿌리가 아닐까 한다. 소통을 통해 한국에도 더 많은 백년기업이 이름을 떨칠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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