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女風 점점 거세진다

총수의 부인이나 딸 등 이른바 여성 로열 패밀리들의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다. 이들은 경영 전면에 나서 각종 업무를 진두지휘하거나 전공을 살려 일선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영수업을 착실히 쌓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과 CJ, 현대차, 현대, 롯데, 대상 등 주요 그룹과 기업에서 오너의 부인이나 딸 등 직계 2-3세 여성들이 경영에 뛰어들어 맹활약하고 있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부인인 박현주(52)씨는 현재 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을 맡고 있지만 13일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주총을 거쳐 등기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어서 그룹 경영에도 참여하게 된다. 임 명예회장이 구속중이기 때문에 박현주씨가 이사로 선임되면 당분간 그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갈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34) 롯데쇼핑 해외명품담당 이사가 최근 사실상 명품관 에비뉴엘의 총지배인격으로 롯데의 명품 영업과 경영전략을 진두지휘하며 롯데그룹의 또다른 여성파워를 알렸다. 장 씨는 언론에도 공개적으로 나서며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 씨의 어머니인 신영자(63) 롯데쇼핑 총괄부사장도 제품 매입과 마케팅, 영업, 경영지원 등 각종 업무를 총괄하는 등 경여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의 현정은-정지이 모녀와 함께 대표적인 `모전여전' 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28) 현대상선 과장이 7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과 지난달 개성 시범관광 등 주요 행사마다 현 회장과 동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아가는 한편 최근 신설 IT 자회사인 현대U&I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등 차기경영권 승계자로서의 보폭도 서서히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부인 이정화(66)씨가 2003년부터 레저분야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 이사직을 맡아오다 작년 말 지분매입을 통해 이 회사 3대 주주에 오른뒤 올해 3월부터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에 뛰어들었다. 정 회장의 맏딸인 정성이(43)씨도 결혼후 전업주부로 내조에만 전념하다 올해 5월 설립된 그룹 종합광고대행사인 이노션에 40%의 지분을 갖고 고문으로 경영에 참여, 7월 기아차의 그랜드카니발 신차발표회를 주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기청정기 전문기업인 청풍의 최윤정(34) 사장은 올해 3월부터 아버지인 최진순 회장과의 공동대표 체제에서 단독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 가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삼성, CJ, 신세계 등의 여성 로열 패밀리들도 오래전부터 경영에 참여해 왔으며 그 역할도 점차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35) 호텔신라 상무와 차녀인 이서현(32) 제일모직 상무보가 일선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부진 상무는 2001년 부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1월과 올해 초 상무보와 상무로 각각 승진, 현재 중장기 발전전략 등의 기획업무를 맡고 있으며, 2002년 입사해올해 초 임원으로 승진한 이서현 상무보는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의 전공을 살려 패션 디자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CJ그룹에서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씨의 장녀이자 CJ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47)씨가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1995년 CJ(당시 제일제당) 이사로서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회사 드림웍스 설립을 주도한 뒤 미국에 머물러오다 지난해 12월 CJ엔터테인먼트, CJ CGV,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으로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사업 분야의 경영에 복귀했다. 신세계도 이병철 회장의 딸인 이명희 회장(62)이 경영에 나서 최근 숙원사업이던 백화점 본점 신관과 충무로사옥 시대를 열면서 `유통지존' 등극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으며,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33)씨도 웨스틴조선호텔 상무로 재직하며 전공을 살려 호텔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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