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식품 가격 오름세 하락 등의 여파로 2년 만에 2%대의 하향안정 국면에 들어섰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2% 상승해 2010년 6월(2.9%)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안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의 3.0%보다 0.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2010년 1월의 1.5% 이후 29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문가 예상치인 2.3%보다도 0.1%포인트 낮다. 중국의 올해 월간물가는 1월의 4.5%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집계됐다.
중국의 6월 물가가 낮아진 것은 그간 물가상승의 주범이었던 식품 가격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6월 중국 식품 가격은 3.8%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돼지고기 값은 무려 12.2% 떨어졌으며 달걀 값도 3.6%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동시에 발표된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 대비 2.1% 하락하며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 실물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이날 소비자ㆍ생산자물가 상승률 하락이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37%나 폭락했다.
현재 오는 13일 발표되는 중국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2009년 3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2ㆍ4분기 중국 성장률이 7.5~8.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부에서는 7%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물가상승률은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인 4%에서 대폭 하향안정 추세를 보이는 반면 경기둔화 속도는 빨라지면서 당국이 지급준비율이나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과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현재 중국은 올 가을 5세대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안정적인 권력이양과 민심이반 방지를 위해 8% 정도의 성장률이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