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시행된 금융권의 건설사 유동성 지원협약이 보험사와 증권사의 소극적인 참여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건설사 유동성 공급을 위한 ‘대주단협의회 운영협약’에 보험·증권사 등 미가입 금융회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달 16일 추가 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30일까지 가입신청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건설사 유동성 지원협약 대상기관 197개 기관 중 116개만이 가입해 가입률은 58.9%에 그치고 있다. 가입률이 가장 저조한 곳은 증권 및 보험업이다. 특히 증권업의 경우 전체 22개 대상 회사 가운데 유화증권만이 가입했을 뿐이다. 보험사들도 상당수가 가입을 거부하고 있으며, 저축은행업계에서도 87개 가운데 12개 저축은행이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9일 협약 가입을 독촉하는 공문서를 이들 미가입 금융회사에 발송했으나 아직도 회답을 받지 못한 형편이다. 은행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모든 금융회사들이 참여해야 채무유예 연장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강제성이 없는 협약이지만 가입하지 않은 금융회사들 때문에 협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어 모든 금융회사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사와 증권사들은 은행권이 결정을 주도하는 데 대한 반발과 함께 ‘실익’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지원협약 참여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