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창의성 계승·발전시킬 것"

신선희 신임 국립극장장 인터뷰
"국립극장은 한국적 창작물 만들 책임 있어"




“한국적 창작공연을 만드는 유일한 기관으로 우리 문화의 창의성을 계승 발전시키겠습니다.” 56년 역사를 지닌 국립극장장의 첫 여성 극장장으로 취임한 신선희(60)극장장은 안정기에 접어든 국립극장의 지속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선 배우중심으로 운영돼 왔던 예술단체를 작가ㆍ작곡가ㆍ안무가 등 창작예술가들이 앙상블을 이룰 수 있도록 예술감독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내외부 인사들로 이루어진 포럼을 통해 예술단체운영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금까지 제작된 많은 작품들을 발굴해 상시로 무대에 올려 관객들이 자주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익스피어가 400년이 넘도록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데는 상설공연기관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립극장이 작품이 없다는 패배주의를 벗고 주옥 같은 작품을 좀 더 자주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극장의 정체성에 대해 그는 “한국적인 창작물을 만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우리나라 문화의 창의성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극장장은 서울예술단에서 이사장과 총감독으로 7년간 재임하면서 동서양의 음악을 혼합한 장르인 가무극을 체계화시킨 주인공.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국뮤지컬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작품들이 배우와 무대를 위한 공연이라는 평가와 함께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노력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그는 “가무악은 우리나라 예술의 근간”이라며 “서양은 희곡중심의 연극이 공연의 시초였지만 우리는 음악과 무용과 노래가 함께 포함된 가무악을 즐겨온 민족이며, 서울예술단의 창단이념이 바로 이 가무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양의 뮤지컬보다 앞선 가무악을 시대가 바뀌었다고 개명을 할 수는 없지않겠느냐”라며 “우리 전통극을 현대화시켰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며 가무악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신기남씨의 누나이기도 한 그의 취임에 대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과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계의 반발과 비판이 계속돼 왔다. 이에 대해 신극장장은 “공연예술분야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가 경력을 쌓아 행정가가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고, 이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 왔다”며 “공식적인 경력과 업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업적을 허물어버리려는 주장은 설득력 없는 억측이며 명예훼손이나 다를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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