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역사상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원화 강세로 수입 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소득교역조건 지수(2010년 100 기준)는 123.65를 기록해 현행 통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9.9%나 늘어난 수치로 3월의 119.69에서는 3.3% 상승한 것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 2010년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100개였다면 이제 123.65개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천재정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수출 물량이 늘어난 반면 수입물가는 내리면서 소득교역조건이 큰 폭으로 좋아졌다"고 밝혔다.
실제 4월 수출물량지수는 138.47을 기록해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도 9.2%나 불어난 수치다. 여기에 수출 물가지수를 곱한 총 수출 금액지수도 135.06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135.3) 기록에 근접했다. 반면 수입 물가지수는 97.13으로 2010년 4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수출 대금은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수입품 가격 수준은 4년래 가장 저렴하다는 뜻이다.
한편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89.3으로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이는 한 단위의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말하는 것으로 4개월래 최고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89.3이라는 것은 2010년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했다면 올 4월에는 89.3개를 수입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