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잇단 인수합병(M&A)과 신규 업체 진출 등으로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HTH택배에 이어 중소택배사 1~2개가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저단가 출혈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영업소들이 보다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택배사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업계 판도도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새로 출범한 동부그룹의 물류 자회사 동부익스프레스가 택배업에 진출하기 위해 중소택배사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업이 기존 사업영역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보고 자체 브랜드를 통한 진출과 기존 택배사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존 택배사를 인수할 경우 업계 10위권인 A사와 K사가 유력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말 부도가 난 이젠택배 영업소 일부와 중소택배사 영업소를 흡수해 최근 택배시장에 진출한 WPX택배의 경우 당초 계획과는 달리 영업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대부분의 영업소가 중복되는 CJ GLS와 HTH택배 합병 과정에서도 영업소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택배영업소간 이합집산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의 증차 규제로 차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존 업체들의 사업 확장과 신규 업체의 진출이 맞물리면서 차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영업소장이나 차주들이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는 업체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면서 업체마다 수수료 인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한 택배사 지점장은 “과거에는 회사 브랜드나 영업능력을 보고 영업소장이나 차주들이 움직였지만 요즘은 수수료를 어느 회사가 더 많이 주느냐에 따라 소속을 바꾼다”면서 “자고 나면 차량이 몇 대씩 없어진다”고 말했다.
영업소간 이동이 잦아지면서 업체들은 수수료 인상을 검토하는 한편 교육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 영업소 이탈을 최소화하는 등 네크워크 관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안정한 네트워크는 곧바로 서비스 질 저하와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각종 지원책을 통해 네트워크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단가 조정과 증차 규제 완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는 택배시장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