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장 중징계…법적 대응 안할듯

■국민銀 제재수위 결정 금감위 회의 나흘앞
금감원, 중과실 입증 히든카드 시사 "원칙 고수"
윤종규 부행장·실무팀장등도 징계·퇴진 불가피
차기행장 선임 회사내부의견 반영 가능성 높아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금융감독위원회 회의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재수위 및 김 행장의 퇴진 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행장에 대한 제재는 오는 9일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10일 금융감독위원회의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감독당국의 입장이 워낙 확고해 김 행장과 관련 임원들의 징계 및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그러나 이번 사태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막판 ‘제재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감원, “원칙처리 방침 변함 없어”=금감원은 김 행장의 제재와 관련, 아직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금융계를 달궜던 이번 논란이 계속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부원장의 입을 통해 10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행장의 연임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던 점을 고려하면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재심의위원회와 금감위 정례회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김 행장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 퇴진 가능성 높아=김 행장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결국 본인의 희망과 관계없이 퇴진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강경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금융감독 당국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근거로 거론된다. 특히 감독원측이 ‘중과실 3단계’ 판정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히든카드(?)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막상 최종 판정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추가해 김 행장 퇴진 반대여론을 잠재울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경우 김 행장은 물론 당시 회계를 담당했던 윤종규 부행장, 실무팀장까지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당시 상임감사위원을 역임한 이성남 금융통화위원 역시 부실 감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법적 대응 가능성 낮아=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나올 경우 국민은행이 행정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민은행의 내부 기류를 보면 ‘법적 대응’까지 나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금융계의 격언에 따라야 한다는 게 이번 회계파문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부 부행장들의 의견이다. 특히 소송사태로 이어질 경우 합병 이후 잠잠해졌던 옛 국민과 주택의 파벌주의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부담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기 은행장 선임문제도 관심사=김 행장이 퇴진할 경우 후임 행장이 어떻게 선정될 지도 관심거리다. 금융가에서는 후임 행장 선정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파문에 대해서는 감독당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견해를 보인 외국인 주주들이 행장선임에 있어서는 회사 내부의 의견이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민은행은 내부 규정에 따라 행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외부인사와 내부인사를 대상으로 행장을 선임하게 된다. 외부인사의 경우 관(官) 출신이 아닌 민간인이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관치’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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