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오후 베를린시내 연방총리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통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화폐통합, 통일재원 조달 등 독일의 경제통합 경험에 대해 양국 재무 당국이 공동연구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또 한국 기업의 독일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독일 은행이 한국 기업에 M&A 대상을 알선하거나 양국 금융기관 간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의 균형확산을 위한 노력 △양국 중소기업 간 협력 프레임 구축 △일·학습병행제의 한국 정착을 위한 협력 강화 △직업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공동의향서 채택 등에도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산업부-독일 경제에너지부 간 산업기술 개발사업 협력 등 정부 간 양해각서(MOU) 3건을 체결했고 산업단지공단-독일 NRW(북 라인웨스트팔렌주) 간 클러스트 협력 등12건의 기관 간 MOU를 맺었다.
박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통일준비에 대해 "독일 통일의 국내적 경험을 나누고 있는 기존 한독 통일자문위원회 활동을 보다 내실화하기로 했다"면서 "양국 재무 당국 간 및 경제정책 연구기관 간 협력 네트워크를 새롭게 구성해 독일의 경제통합 및 통일재원 조달 문제도 체계적으로 연구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양국 외교부 간에도 통일외교정책자문위원회를 새롭게 만들어 외교정책적 측면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면서 "아울러 독일 비정부기구(NG0) 및 정치재단 등과 협력사업을 모색해 비무장지대(DMZ) 보존 및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과거 동서독 접경지역 보존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기술력이 우수한 독일 기업 M&A에 대한 한국 중견·중소기업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양국 간 M&A를 활성화하기 위해 KOTRA와 독일 바이에른은행, 작센주 경제진흥공사 간 금융지원 MOU를 맺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해 "독일 경제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직업교육, 기초·첨단과학이라는 산학연 3각 협력 체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독일은 우리 창조경제의 좋은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이 히든챔피언을 길러낼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하나로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이원적인 직업교육훈련 체제가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이원적 직업교육훈련제도는 독일의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의 핵심요소이며 양국 간 직업교육훈련 MOU를 통해 긴밀히 협력해나가자"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