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끝모를 '엔저 파티'… 순이익 2년 연속 사상 최대

도요타, 환율 효과로만 영업익 9000억엔 챙겨

엔저에 힘입어 일본 대기업들이 지난해와 올해 모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 편입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214개 기업들의 지난 2014회계연도(2014년4월~2015년3월) 순익은 사상 최대치인 21조엔(약 189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일본 기업들의 2015회계연도 순익은 24조엔을 기록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엔저가 일본 대기업에 안긴 수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은 일본 시총 1위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실적이라고 전했다. 오는 5월8일 발표될 도요타의 2014회계연도 순익은 전년 대비 18% 늘어난 2조7,000억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도요타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엔저 덕분에 도요타가 올린 추가 영업이익은 9,000억엔에 달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집권한 후 내세운 경제회복책인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14회계연도 12개월간 14%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아시아 통화 중 달러 대비 가치가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한 여전히 많은 일본 기업들이 엔화 가치를 시장 환율보다 고평가해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기 때문에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대형 제조업체인 미쓰비시전기는 올해 2월 2014회계연도 실적 전망치 발표시기에 엔·달러 환율을 100엔선으로 잡았다. 그러나 당시 실제 엔·달러 환율은 120엔선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한 상태였다. 다이킨공업과 도시바 등도 엔화 가치를 고평가해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피터 태스커 아커스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는 "실제 경영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완충장치"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2016년 3월 무렵에 엔·달러 환율이 125엔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엔저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