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다시 날다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수익률差 사상 최대
상대적 높은 수익 기대에 청약 몰리고 미분양 불티
올 들어 매매가 하락세도 초기 투자비 감소 호재로

공급과잉 우려에도 오피스텔 수익률과 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지면서 오피스텔의 투자가치가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주 말 문을 연 GS건설의 광명역 파크자이 오피스텔 모델하우스가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 없다. /사진제공=GS건설


지난 4월 분양한 대우건설의 '동대문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은 청약 당시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로 전체 824실(도시형생활주택 299가구 포함) 중 3분의2 정도가 미분양으로 남았었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물량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지금은 30채 정도만 남아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7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1채꼴로 계약됐지만 8월 이후 계약 건수가 크게 늘어 지난달 이후 하루 3건 이상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며 "이번 달에는 남아 있는 저층 가구까지 소진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주변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이처럼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된 이유는 바로 잇따른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잇따른 금리인하가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던 오피스텔 시장에 단비가 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 임대수익률과 금융상품 수익률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의 투자 가치가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가 단행되면서 오피스텔 분양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받은 대우건설의 '광명역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순위 내 마감됐다. 8일부터 12일까지 청약 접수를 진행한 '마곡나루역 캐슬파크'는 평균 17대1의 경쟁률로 전 타입 청약이 마감됐으며 계약 시작 7일 만인 20일 완판되기도 했다.

◇공급과잉 우려? 다시 날아오르는 오피스텔=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신규 분양 오피스텔에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마감이 이어지고 있다"며 "임대수익률은 하락 추세지만 5%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방도 비슷한 분위기다. 이달 초 분양한 호반건설의 '천안 불당 호반베르디움 3차' 오피스텔 역시 556실 공급에 6,000명 이상이 몰리면서 평균 10.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천안 불당 지역이 이전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데다 금리인하 등의 영향으로 청약이 순조롭게 마감됐다"며 "현재 계약률도 76% 정도여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률 격차 사상 최대=공급과잉 우려를 낳았던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저금리 때문이다. 오피스텔 수익률 역시 하락하고 있지만 금리인하로 금융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장의 유동자금이 오히려 오피스텔과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2.30%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시작됐던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수익률은 5.73%로 오피스텔 수익률과 국고채 수익률의 격차가 3.4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08년 이후 최대 격차다. 수익률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다른 경쟁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함 센터장은 "금리와 오피스텔 수익률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달에도 추가로 금리를 내린 만큼 상대적으로 오피스텔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매가 약세도 수익성엔 호재=올 들어 기존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오피스텔 신규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호재다. 초기 투자 비용이 적어지는 만큼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K오피스텔 22㎡형의 경우 올해 초 1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현재는 1억1,500만~1억2,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천 부평구 S 오피스텔 21㎡형은 현재 6,500만원 정도인데 지난해 말과 비교해 300만원 안팎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부평동 S공인 관계자는 "2011년 이후 매매가격도 조금씩 올랐지만 최근에는 변동이 없다"며 "일부 소형 오피스텔 경우 공급이 많아지면서 팔려는 집주인들은 가격을 조금씩 낮추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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