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승진률 남성의 2배… 신상품 개발등 뛰어나 코오롱, 여성30%이상채용… 성과위주 부서배치
입력 2004.05.10 11:53:16수정
2004.05.10 11:53:16
전통적으로 여성 인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섬유업계도 여성 바람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제기될 정도다. 소비 결정층이 ‘여성’이라는 업종 특성상 여성인력의 전진배치가 어느 업종에서 보다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대도 없고 차별도 없다(No Privilege, No Discrimination) =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타 업계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섬유업체들은 여성에 대한 우대도 차별도 강조하지 않는다. 업종 특성상 자유롭게 능력이 발휘될 수만 있으면 여성이 유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효성의 경우엔 신입사원 채용전형에 ‘군복무 가산점’이 없다. 또 남녀 구분 없이 입사시험 및 입직교육 성적에 따라 원하는 부서에 배치된다. 업무 분장을 하거나 야근, 장기출장을 가야 할 때에도 남녀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
대신 철저하게 능력 위주로 성가를 평가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평가절하 될 위험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코오롱 역시 인사평가에 있어선 수치화된 실적 만을 가지고 엄격하게 점수를 매긴다. 업무특성상 여성에게 불리한 경우라도 차별을 두지는 않는다.
코오롱 그룹의 한 인사담당자는 “여성인력이 육아나 신체적 특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은 최소화하는 데 힘을 쓰고 있지만 업무와 관련한 능력을 평가하는 데는 철저한 성과 위주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인력이 업계주도 분위기=소비자와 시장을 파악하는 데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할 수 밖에 없는 섬유업계에서는 여성의 두각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효성은 올 해 정기인사에서 여성의 발탁 승진률이 남성의 2배에 달했다. 이 밖에도 업무파악 및 신상품 개발 실적 등의 각종 객관적 지표에서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처럼 여성 인력이 사내에서 약진하다 보니 최근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여성의 강세가 돋보였다. 효성의 사업특성상 여성의 비율이 극히 적은 이공계 출신이 많지만 전체 신입사원 비율에서는 여성이 2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 93년부터 정식으로 대졸 공채 여직원을 채용한 코오롱은 여성 인력 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임원 진출도 활발하다.
이웅열 회장이 사내 특강을 통해 고급 여성인력이 코오롱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자원이라고 강조할 만큼 질적으로도 회사 내 비중이 커졌다.
이 회장은 “한국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고급 여성인력이 많다”면서 “코오롱이 신규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웰니스 분야에서도 이 같은 인프라(여성 인력)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은 앞으로 대졸사원 채용에 있어 여성 비율을 최소한 30% 이상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섬유산업 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욕구와 시장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이 섬유업계에서 제품 개발, 디자인 등 실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회사 경쟁력에 일조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의 섬세함이 협력적인 조직문화를 일구는 데도 적지않은 기여를 해 섬유업계의 업무환경 및 사내 분위기가 어느 업종보다도 밝고 활기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