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1위 놓고 피 말리는 승부

신차 출시 때마다 엎치락뒤치락… 올들어 매달 선두 뒤바뀌어
국내 수입차 시장 덩달아 커져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판매 1위 자리를 두고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다.

벤츠가 'C클래스' 등 주요 신차를 출시한 것을 발판 삼아 판매 1위를 기록하면 BMW가 판매량을 늘려 곧바로 다음달 1위 자리를 되찾아오는 상황이다. 올 하반기 BMW가 신형 '3시리즈' 등 주요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BMW의 지난 5월 판매량은 총 4,649대로 브랜드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44.7%가량 늘어난 것으로 기존 수입차 월 판매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르세데스벤츠(3,530대)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42.4% 늘었지만 2위를 기록했다.

BMW와 벤츠는 지난해 말부터 수입차 판매 1위를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벤츠가 '신형 C클래스'와 '신형 S클래스' 출시를 발판삼아 지난해 9월과 10월 판매량 1위를 기록하자 절치부심한 BMW가 판매량을 늘려 11월과 12월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올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1월과 2월에는 벤츠가, 3월에는 BMW가, 4월에는 다시 벤츠가 1위를 기록했다. 거의 한 달마다 1위가 바뀌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월 판매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과 서비스망 확충 등 고객 만족도를 높여 판매 1위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MW는 보증기간을 1년 연장한 데 이어 이달에는 서비스 연장 패키지 가격을 15~30% 할인 판매하고 있다. 벤츠는 차량 구매고객에게 주유 상품권, 골프가방 등 선물을 제공하고 있다.

BMW와 벤츠 간 경쟁은 전체 수입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BMW와 벤츠의 지난해 대비 판매 증가율은 40%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20.1%)의 2배 수준이었다. 판매 차종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BMW는 현재 국내에서 총 92종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2~3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 차종은 30% 정도 다양화됐다. 벤츠 역시 국내외 판매 모델 간 차이가 크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BMW가 신차를 내놓으면 벤츠의 경쟁 모델 판매도 함께 잘되고 벤츠가 신차를 내놓으면 BMW의 경쟁 모델 판매가 늘어나는 동반상승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BMW와 벤츠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국내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젊은 고객이 많은 BMW는 준중형·중형 세단에서 대형 세단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7시리즈' 고객들만을 위한 모빌리티 라운지를 만들고 클래식 강연 같은 문화교실, 현대미술 작품 전시 등을 진행한다.

대형 세단 시장의 강자 벤츠는 소형·준중형 시장 고객을 늘리기 위해 중후함보다는 세련되고 젊은 벤츠를 강조하고 있다. 젊은 층을 위한 '메르세데스 미' 전시공간을 운영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BMW가 '3시리즈' '5시리즈' '7시리즈'로 한국 시장을 공략해왔고 벤츠는 'S클래스' 'E클래스' 'C클래스'로 판매 모델을 다양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대형 세단 수요와 젊은 층의 수요가 함께 늘면서 두 업체의 판매량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당분간 두 브랜드가 상당히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BMW는 8일 소형차 '1시리즈'를 국내 출시한다. 또 9월에는 BMW 모델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3시리즈'의 부분변경(LCI) 모델이 나온다. 10월에는 대형 세단 '7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이, 내년에는 중형세단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벤츠는 다음달 준중형급 차량 'B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또 하반기에는 스포츠 쿠페 'AMG GT'를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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