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ㆍ중소기업의 가업 승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증여세율을 10%로 낮춰주는 과세특례 한도가 3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아울러 '명문(名門) 장수기업' 인증을 도입해 인증 기업에 세제 및 정책자금, 연구개발(R&D), 인력, 판로, 글로벌화 등 패키지 지원을 하는 종합대책이 마련된다.
중소기업청은 14일 서울 서초동에서 '명문 장수기업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명문 장수기업 육성 종합대책'을 오는 6월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명문 장수기업이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중기청은 제도개선 측면에서 가업승계 증여세과세특례 한도를 상속공제 한도와 똑같이 3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피상속인의 대표자 재직요건(10년)과 업종 유지 등의 가업상속공제 사전ㆍ사후 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다.
현재 부모가 가업승계를 목적으로 법인 주식을 증여할 경우 증여재산가액 최대 30억원을 한도로 5억원 공제 후 나머지 금액에 대해 10% 세율로 과세해왔다. 이에 대해 가업승계기업은 한도 30억원이 턱없이 낮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해왔다. 특히 증여 후 상속세 정산시 이미 낸 증여세(10%)가 상속세보다 많을 경우 환급이 안 되는 불합리한 점도 논란이 됐다. 이런 이유로 증여세 과세특례 혜택은 △2010년 95명, 470억원 △2011년 189명, 937억원 △2012년 113명, 563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였다.
중기청은 또 장수기업의 정의를 새롭게 만들어 종합대책에 따른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연구원에서 30년 이상 법인을 정책적 지원 대상으로 제안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개념정립은 안 돼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중기청은 가족신탁제도, 차등의결권 부여, 공익법인 활용방안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형태별 안정적 경영권 승계 및 편법방지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중견ㆍ중소기업 1ㆍ2세대 대표, 경영ㆍ조세ㆍ기술ㆍ금융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명문 장수기업 정책포럼'을 운영할 예정이다.
중기청이 이 같은 대책을 준비하는 배경은 중소제조업 최고경영자(CEO) 평균연령이 △2008년 49.6세 △2010년 50.6세 △2012년 51.3세로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어 원활한 가업승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가업승계를 통한 지속경영은 고용유지와 신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축적한 기술과 경영기법을 전수하는 효과가 크다. 중기청 관계자는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명문 장수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에 혁신역량별 우대방안을 마련하고 후계자와 사내 혁신인력 육성 등의 프리미엄 컨설팅을 하는 '장수기업 명문가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기업 중 50년 이상 기업은 111개사(2008년 기준)에 불과하다. 또 장수기업이면서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기업 클럽인 에노키안협회 회원사는 41개로 회원 요건은 창업 200년 이상, 창업자 후손 경영, 가족이 최대주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