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동차보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보에 추가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비스 강화에 몰두하는 것은 미끼상품인 자보를 활용해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은 하반기 들어 잇따라 자보 긴급출동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동부화재는 6월부터 긴급견인 무료적용 거리를 기존 10㎞에서 40㎞로 늘렸다. 손보사들이 무료거리를 넘어설 경우 ㎞당 2,000원가량을 부과하는 것을 감안하면 6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동부화재는 비상급유 무상횟수도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비상급유 서비스는 연료가 떨어졌을 때 긴급 출동해 일정량의 주유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밖에 타이어펑크 수리도 무상으로 제공되며 25종의 오토케어서비스도 추가됐다.
현대해상은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보험 적용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7,000㎞ 이하만 할인을 해줬는데 이를 1만㎞로 늘렸다. 현대해상은 또 워셔액 충전 및 세차, 차량 인도서비스 등의 범위도 넓혔다. 메리츠화재는 이달부터 타이어 펑크 수리서비스를 무상 서비스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5월부터 배터리 충전 대상을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시켰으며 과거 타이어교체만 가능했던 펑크수리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자보는 손보사가 영위하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중 전형적인 적자사업이다. 자보료가 물가지수 항목에 포함돼 있어 가격의 자율조정이 불가능한 탓이다. 그런데도 손보사들이 추가비용을 감내하면서까지 자보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것은 자보가 일종의 미끼상품이기 때문이다.
손보사들은 현재 자보에서의 손실을 자산운용과 보장성보험 등을 통해서 메우고 있다. 자산운용 이익과 보장성보험 손익은 규모의 경제에 비례하는데 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신규고객 유입이 많을수록 좋다. 자보는 의무보험이어서 고객기반이 탄탄하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데 자보만큼 효율적인 상품이 없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적자구조와는 상관없이 자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자보를 통해 고객기반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보험사 규모에 따라 서비스 종류가 차이가 나는 만큼 소비자들의 꼼꼼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