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니 더불어 발전" 한목소리

■ 참가 교원 체험담 들어보니

"실험 순서 등 가이드라인을 주지 않고 조별로 스스로 실험 단계를 찾아가게 하는 과학 실습 수업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수업을 소개할 생각입니다."(라하유 드위 인도네시아 초청교사) "언어가 통하지 않아 주춤거렸던 학생들이 어느덧 나를 '짱'이라 부릅니다. 거리를 좁혀준 슬라이드 활용 교육을 귀국 후에도 잊지 않겠습니다."(아흐마드 자르카시 인도네시아 초청교사)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의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 초청교사 중간보고회'에서는 국내 초중고교에서 한국 교육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다문화 대상국가 교원들의 체험담이 쏟아졌다. 이들은 "교육 선진국인 한국의 발전 비밀을 기대 이상으로 맛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다문화 교육과 국제이해교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교육 발전과 교육과정 개발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의 진일보'를 이뤄낸 것은 비단 초청 교사들만은 아니었다. 올해 처음으로 다문화권 교사 초청사업에 참여한 김윤수 부천남중학교 교장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현지인 교사와 이들의 전공인 체육·음악 수업을 함께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많은 것을 깨치고 있다"며 "동남아 국가 다수가 사실상 영어권임을 감안할 때 학교 간 교류가 늘어날수록 다문화 대상국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우리의 글로벌 역량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난 우리 교사들도 싸움이 없는 교실과 스승을 존경하고 학생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학교 분위기, 예술·체육을 강조하는 커리큘럼 등을 현지 교육의 장점으로 언급하며 "일방적 도움을 주는 '교육 공적개발원조(ODA)'가 아니라 배우는 게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제 교류가 천연자원이나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되며 우리 기업들이 현지 경제의 비약적 발전 과정에 큰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운데 한국 교육이 앞장서 교류 확대와 우호 증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인도네시아 학교에서 스스로 한글을 일부나마 깨치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 한국 유학에 열의를 드러내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현지 입시명문인 자카르타 페나부르고교의 엔당 세티오와티 교장은 "우리 학생들은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수상자는 한국의 유수 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계 관계자는 "우리의 기대와 이해보다 이들이 우리에게 갖는 관심이 더 큰 지금 다각도의 교류 확대에 나서야 한다"며 "교사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원 아시아' 의식을 공유하며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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