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개조 수준의 쇄신 의지를 밝힌다. 대국민담화에 어떠한 내용과 쇄신 의지를 담느냐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가 끝나는 대로 4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 협상을 위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는 등 '세일즈 외교'도 재가동한다.
◇국정운영 분수령=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내놓을 대국민담화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국가개조 혁신 방안이 담길 경우 국정운영의 새로운 모멘텀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국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조기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국민담화에는 우선 공직사회 개혁이 포함된다. △공무원 채용 방식 개혁 △관료들의 산하기관 재취업 금지 △안전 분야에 대한 직위분류제 도입 △신상필벌 원칙의 엄격한 적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ㆍ제도적 후속조치로는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특별법 제정, 특별검사제 실시, 부패방지법(일명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 등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전처 신설을 포함해 국가재난 안전 대책도 내놓는다. 전국 거점별로 3~4개의 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안전행정부·해양수산부·해양경찰청 등 세월호 사태 관련 부처는 물론 개각 대상으로 줄곧 거론된 경제부처를 망라해 조각 수준의 내각 교체에 대해서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국정운영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중동 '세일즈 외교' 가동=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이날 오후 UAE와의 대규모 원전협상을 위해 중동을 방문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원자로 설치식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한ㆍUAE 간 원전협력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양국관계 발전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짧은 실무방문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초 UAE뿐 아니라 이달 17일부터 쿠웨이트 등 인접 중동 주요국을 순방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사고 대책문제 등으로 다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박 대통령이 UAE를 방문하는 것은 세일즈 외교를 재가동하는 것은 물론 정상외교에 다시 불을 지핀다는 의미가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번에 설치하는 원자로는 우리나라 기술로 설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 3개가 가동되고 있고 해외로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UAE에 4기의 원자로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원전시설과 운용을 합하면 총 400억달러의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방문 기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아부다비 왕세자와 별도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양국은 △UAE원자력공사 채용협력 △한ㆍUAE 인턴십 협력 △UAE 원전 서비스산업 공동육성 등 3건의 인력양성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조 수석은 "박 대통령의 UAE 방문은 대형 수주를 위한 상당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전뿐 아니라 에너지·의료 부분에 대해서도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