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부담 키우는 예대마진 확대

은행권의 여수신금리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의 흐름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예대마진이 지나치게 확대됨에 따라 서민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그대로 둔 채 대출금리만 잇따라 올려 가계의 금리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예대금리 수준은 물론 예대마진 등이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되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시중은행 금리구조는 예금금리는 그대로인 채 대출금리만 잇따라 오르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지난 10일 현재 3.56%로 한달 전에 비해 0.1%포인트 인상됐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예금금리는 조정되지 않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에도 은행들은 대출금리만 인상한 바 있다. 예금금리는 묶어놓은 채 대출금리만 오르는 이 같은 금리변화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은행권으로 몰리면서 예금경쟁을 벌일 필요성은 적은 대신 가계를 중심으로 한 대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금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금융채금리와 연동된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예대마진 확대는 은행의 수익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금리는 원칙적으로 자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것일 뿐 아니라 구체적인 금리기준은 영업비밀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준금리 흐름과 달리 예금금리는 그대로인 채 대출금리만 잇따라 올리는 것은 시장금리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또 대부분의 가계부채가 연동돼 있는 CD금리가 발행물량 등과 관계없이 호가가 매겨지는 등 산정과정이 불투명하고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채무가 많은 서민과 가계들의 이자부담만 커지기 때문이다. 통화당국의 금리정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시중금리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리선정 기준 공개 등을 통해 금리결정의 투명성을 크게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도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대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비중확대를 유도하고 예대마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은행권과의 협의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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