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발효 1년] 주력수출품 현지점유율 中·日압도

車·휴대전화·컬ㄹTV등 작년 수출 37% 증가
삼성·LG전자·현대車 현지 인지도 급부상
무역흑자 중남미 비중 28%…진출 가속화할듯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년 만에 한국 주력 수출품들이 현지 시장을 휩쓸고 있습니다. 중남미시장의 확실한 교두보가 열렸습니다.”(엄성필 KOTRA 통상전략팀장) 다음달 1일로 발효 1년째를 맞는 한ㆍ칠레 FTA가 기대 이상의 수확을 거두며 한국기업들의 칠레시장 공략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칠레 수출총액은 6억9,600만달러로 전년(5억500만달러)보다 37.7% 증가했다. ◇FTA 비(非)체결국 ‘압도’=지난해 칠레 수입시장에서의 한국제품 점유율은 3.1%로 7위의 순위에 올랐다. 특히 자동차ㆍ휴대전화기ㆍ컬러TV 등 FTA 수혜 품목들을 중심으로 우리 제품들의 현지 경쟁력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실제로 칠레와 FTA를 맺지 않은 일본 자동차의 경우 칠레시장 점유율이 지난 2003년 25.9%였던 것이 2004년에는 24.7%로 하락했지만 한국 자동차는 같은 기간 중 점유율이 11.9%에서 13.9%로 상승했다. 또 휴대전화기의 경우 우리 제품들은 같은 기간 중 시장점유율이 9.5%에서 18.1%로 두배 가까이 뛰어오른 반면 FTA 비체결국인 일본(점유율 변화 0.6%→0.3%)과 중국(3.6%→2.9%) 휴대전화기 제품의 칠레시장 점유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폴리에스테르도 같은 기간 중 한국제품의 점유율은 30.5%에서 59.8%로 급등한 반면 점유율 2위인 대만 제품(FTA 비체결)의 점유율은 22%에서 11.4%로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한국기업 텃밭 일궜다=이 같은 수출 호조세를 타고 우리 기업들의 현지 활동도 한층 활발해졌다. 삼성전자ㆍLG전자ㆍ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인지도는 이미 현지 시장에서 국민적인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FTA 열풍을 타고 2004년 칠레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40%나 뛰어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칠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테크놀로지 부문 공식 파트너로 참여해 세계 정상급 인사들로부터 주목을 받았고 패션쇼와 사회공헌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현지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했다. 홍성직 삼성전자 칠레법인장은 “칠레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앞으로 현지 시장에서의 1위 제품을 10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자신했다. LG전자는 칠레의 주요 언론매체들로부터 주목받으며 발군의 매출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칠레의 한 유력 일간지는 지난해 상반기 중 LG전자의 주요 백색가전제품과 CDMA 휴대전화기가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도 FTA 체결 이후 칠레시장 점유율이 7.6%로 높아져 현지 3대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칠레 자동차상공인협회장에 현대차 딜러가 선출될 만큼 현대차의 현지 영향력이 커졌다. ◇FTA 효과 중남미 전체로 확산=한ㆍ칠레 FTA의 후광효과는 중남미시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칠레는 중남미지역 내 대부분 국가와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칠레를 생산 및 판매기지로 활용한다면 손쉽게 중남미에서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피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무협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무역흑자 실적 중 중남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인 46억달러에 달했다”며 “한ㆍ칠레 FTA는 이 같은 중남미시장 진출의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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