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 NPL시장 5조로 급성장… 은행 '부실 출구' 역할 효율적 수행"

이성규 유암코 대표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유암코) 출범 이후 3년 동안 국내 부실채권(NPL)시장이 6,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유암코가 NPL시장의 기반 조성과 성장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이성규(사진) 유암코 대표는 27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유암코 창립 3주년을 기념해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사업 성과와 현재 NPL시장의 현황 및 과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유암코가 국내 NPL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와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NPL시장에서는 유일하게 유암코가 연간 30~40건이 넘는 입찰에 100% 참여하며 NPL시장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며 "유암코 설립 이후 동부증권ㆍ메리츠종금증권ㆍ미래에셋ㆍ모아저축은행 등이 새로운 투자자로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NPL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암코가 은행의 NPL 출구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NPL 매각물량은 주로 결산기 말인 2ㆍ4분기 및 4ㆍ4분기 말에 집중적으로 쏟아진다"며 "이때 유암코가 매각물량을 적정가격에 투자해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 기여하고 있다"며 유암코의 역할을 평가했다.

이 대표는 하우스푸어 문제 등 경기침체 장기화로 향후 NPL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맞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아직까지 열악한 시장환경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재 연간 시중은행에서 쏟아지는 부실채권 규모가 24조~30조원에 달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장 규모에 비해) NPL시장의 플레이어(투자자)들은 아직까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대부분의 투자자들도 1년에 고작 4~5건의 입찰에만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 NPL이 훌륭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지만 NPL시장 활성화를 위해 유암코가 홀로 총대를 메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효율적인 부실채권 처리와 갱생작업 지원을 위해 법적ㆍ제도적 장치들의 보완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 농협중앙회와 신한ㆍ우리ㆍ국민ㆍ하나ㆍ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해 5년 동안 시한부로 운용되고 있는 유암코는 오는 2014년 해산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유암코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밑그림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올해 안에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통해 6개 은행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는 방안을 논의할 생각"이라며 "은행들과 지분 정리가 끝나는 대로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유암코가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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