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일 세월호 침몰 참사의 진상조사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를 주장했다. 그동안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감안해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으나 관계당국이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인 미흡한 대처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잇따르자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6·4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부각시켜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침몰 사태의 수습과 진상 규명, 대처 과정에서 국정조사는 불가피하게 됐다”며 국회가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를 통한 공개적인 진상규명 작업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여권 전체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정조사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이상의 의결을 통해 실시될 수 있다. 여당의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새누리당의 핵심관계자는 “가뜩이나 정부·여당이 궁지에 몰린 상황인데 야당에 ‘칼자루’를 쥐어 줄 이유가 있느냐”며 국정조사 실시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새누리당이 이날 국회 차원의 ‘재난안전관리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것도 국정조사 등을 통한 야당의 ‘예봉’을 빗겨나가기 위한 대응적 조치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현 상황에서 국정조사가 실시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정부·여당의 책임을 추궁하면서 이 문제를 장기적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 여객선침몰사고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우원식 최고위원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9개 상임위원회에서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고 청문회 과정 및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국회가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정부·여당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 달여 정도의 기간을 정해 놓고 실시되는 국정조사와 달리 상임위 회의는 상시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구조와 수습에 전념하면서 관련 상임위 차원에서 자료조사와 진상조사를 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