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사진)'가 식을 줄 모르는 신차 효과를 발휘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 후 1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제네시스의 올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배 수준으로 고객들은 주문 후 실제 차를 인도받기까지 최소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물량을 소화하기도 박찬 상황에서 이미 한 차례 연기된 유럽 출시는 또다시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한 고위 관계자는 10일 "제네시스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차를 구매한 고객들은 최소 두 달 이상은 대기해야 한다"며 "지난 여름부터 물량 부족으로 울산공장에서 제네시스를 증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전했다.
제네시스의 1~10월 판매량은 총 3만1,227대로 지난해(1만264대)의 3배가 넘는다. 지난달 판매량 역시 3,631대로 지난해보다 3.4배 이상 많았다.
30대에서 중장년층에 이르는 폭넓은 지지가 제네시스의 폭풍 질주를 이끌고 있다. 현재 제네시스 고객의 연령대는 40대와 50대가 각각 30.2%와 36.7%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30대 고객 역시 12.9%로 최근 출시된 '아슬란'(7.4%)보다 5.5%포인트나 높다. 60대 역시 19.1%나 된다.
신차 효과에 힘입어 미국에서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4월 말 수출을 시작한 후 제네시스의 5~10월 현지 판매량 역시 1만1,3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된다.
현지 고객들은 디자인과 주행성능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어 내년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아우디 'A3', 도요타 '캠리' 등을 꺾고'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제네시스의 인기가 국내·외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유럽 출시는 또 한 차례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현대차는 올 상반기 제네시스를 유럽에 공개해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었으나 8~9월로 출시를 미룬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아직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일류 브랜드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프리미엄 대형 세단을 내놓은 적이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현재 일부 렌터카 업체나 법인 수요만 충당하고 있고 본격적인 출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