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이념의 기원은 서경(書經)

중국 시장 공략을 주요 사업목표로 설정한 SK그룹의 기업 운영철학이 중국 발전의 사상적 바탕으로 알려진 사자성어와 흡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SK 경영의 핵심 키워드인 `따로 또 같이'는 중국의 사자성어인 구동존이(求同存異)와 의미나 활용 측면에서 매우 비슷하다. 따로 또 같이는 SK가 지난해 3월 원주에서 열린 CEO세미나에서 강력한 독립경영속에서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기업 경영체계 구축을 표방하면서 선보인 새로운 경영이념이다. 이에 비해 서경(書經)의 `구대동존소이'(求大同存小異)에서 비롯된 구동존이는`같음을 추구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중미외교협상 과정에서 사용한 이래로 실리중심의중국외교전략을 상징하는 단어로 인식돼왔다. 따라서 `스스로 생존하고 발전하는 것, 즉 따로 경영을 먼저 잘하고 이를 더 잘수행하기 위해 같이를 추구해야 한다'는 뜻의 따로 또 같이와 구동존이는 일맥상통한다는게 SK그룹의 설명이다. 구동존이 외에도 SK의 경영이념과 맥락을 같이하는 사자성어로 이중구동(異中求同:다름속에서 같음을 추구한다)과 동중구이(同中求異:같음 속에서 다름을 추구한다)를 들 수 있다. 이중구동과 동중구이는 2천300여년전 전국시대 송의 사상가이던 혜시(惠施)와공손룡(公孫龍)이 `같음과 다름'을 구별하는 철학적 논쟁에서 각각 사용했던 사자성어다. 중국의 저명한 철학사 연구가인 펑유란(馮友蘭)은 혜시를 이중구동, 공손룡을동중구이의 철학자로 정의하면서 이들의 사상을 실리를 추구하는 현대 중국사회의 근저에 깔린 사조로 평가하고 있다. SK는 `따로 또 같이' 경영기법이 중국의 고전을 의식하거나 모방해서 만들어 낸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중국을 대표하는 사자성어와 매우 흡사해 그 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내 제 2의 SK그룹을 창업한다는 목표로 중국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이념이 중국 발전의 사상적 근간과 유사하다는 점이 사업추진에 고무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항상 진화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사의 기업문화 및 발전을위해 토론을 즐기는 중국의 문화적 발전과정이 비슷하기 때문에 중국의 고전사상과기업의 경영이념이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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