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산 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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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진안 휴게소 마이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마이산 숫마이봉과 암마이봉 (우) 백운리 원촌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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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새 만원권이 발행되면서 지폐에 새로 도입된 일월오봉도가 관심을 모았다. 조선시대 왕의 뒤편에 있던 다섯개의 봉우리와 해, 달이 그려진 그림인 일월오봉도는 조선왕조 왕권의 표상으로 통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그림의 명칭은 물론 화가나 그림의 의미 등 무엇 하나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는 점이다. 그저 고려의 장군이었던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 진안 마이산에 들렀다가 왕이 되는 꿈을 꿨다고 해서 다섯개 봉우리가 진안 마이산을 의미한다는 설이 지금까지 전해질 뿐이다.
외지인들은 보통 마이산은 잘 알아도 진안은 잘 모른다. 전라북도 진안은 호남 곡창지대의 젖줄인 섬진강의 발원지이자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이 물줄기를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조선 왕조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국의 배경이면서 전라도를 든든히 받치는 물의 고장 진안에서 마이산까지 올라보면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만끽할수 있다.
◇가을 맞은 마이산=말이 귀를 쫑긋 세운 것처럼 암마이봉(680m)과 숫마이봉(686m)이 봉긋하게 서있는 마이산은 진안 최고의 볼거리다.
1년동안 130만명이 다녀가는 마이산은 봄에는 돛대봉, 여름에는 용각봉, 겨울에는 문필봉으로 불린다. 가장 아름다운 가을에는 본디 이름인 마이봉으로 불리며 붉게 물든 단풍과 푸르른 하늘과 어우러져 매력을 한껏 뽐낸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계절에는 산허리가 안개에 휩싸인 마이산을 감상하기에 적기다. 사진 찍는 이들이 즐겨찾는 포인트는 마이산 북쪽에 자리한 부귀산 등산로.
해 뜨기 전 산 중턱까지 자동차로 오른후 5~10분 가다 보면 새하얀 안개 속에 두 개의 봉우리가 우뚝 솟은 산이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섬처럼 보인다.
마이산 못지 않게 탑사도 유명하다. 총 80여기의 돌탑이 늘어서 있는 탑사는 인간이 만들어낸 경이로 통한다. 탑을 이룬 돌 중 단 한 조각도 일부러 깎은 것 없이 모두 자연석으로만 쌓았다.
1885년 마이산에 입산한 이갑룡(1860~1957) 처사가 솔잎 등을 생식하며 30여년간 돌탑을 쌓았다고 한다. 대부분은 주변의 천연석을 사용했으나 천지탑 등 일부는 팔도 명산에서 가져온 돌을 함께 썼다.
심한 바람에도 흔들리기만 할 뿐 건드리지만 않으면 절묘한 균형을 이뤄 무너지지 않는다. 탑사의 상징으로 통하는 천지탑은 14m에 이르며 마치 마이산의 모습처럼 두 개의 첨탑이 이어진 모양이다.
모든 것이 음양의 조화를 이룬 탑사의 좌측 벽에는 초록빛 덩굴과 붉은 꽃이 어우러진 능소화마저 음양의 조화를 이룬 듯하다. 널찍한 바위를 따라 꽃봉오리 모양으로 피어올라 한폭의 그림 같은 능소화 덩굴은 석탑군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홍삼한방특구 진안=인삼 하면 보통 금산을 떠오르지만 진안은 전국 인삼 수확량의 35%를 차지, 실제로 금산보다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곳이다. 최근 진안군은 '진안삼'이라는 브랜드로 지역 특산물인 홍삼을 특화하며 국내 최초 홍삼한방특구로 지정됐다.
지난 7월에는 홍삼을 테마로 한 자연 체류형 스파 '진안 홍삼스파'도 오픈했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홍삼 한방과 음양오행 프로그램을 가미한 목적형 스파다. 한의사들에게 한방체질을 진단받은 후 아쿠아 테라피, 명상 테라피, 마인드 테라피, 건초 테라피, 무브먼트 테라피, 릴랙스 프로그램, 웰빙 식사까지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홍삼 버블을 이용한 마사지다. 홍삼 자체 사포닌 성분으로 부드러운 입자의 거품을 만들어 내는데 따뜻한 돌의자에 앉아 15분간 나오는 거품을 이용해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9월은 시범 운영기간이며 아직까지 한방체질 진단과 웰빙 식사 프로그램은 제공하지 않고 있으나 연내 운영할 방침이다. 9월까지 입장료는 2만4,000원(14세 이하 어린이 50% 할인), 이후에는 2시간 기준 3만9,000원이다.
◇새롭게 뜨는 명소, 백운리 원촌마을=최근 진안에는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공공미술의 명소'로 알려져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마을이 있다.
백운리 원촌마을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9,000명의 주민이 살고 진안은 물론 임실, 장수 일대를 아우르는 5일장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마을인구는 1,500명 정도만 남게 됐고 장도 제 기능을 잃었다.
그러던 중 전주대학교 도시환경미술과 이영욱 교수가 장터의 옛 분위기를 살려 간판을 재정비하자고 주민들에게 제안했고 2007년 3개월에 걸쳐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 간판을 교체했다.
간판 사업의 모티브가 된 것은 이 지역에서 수십년간 성업했던 무인 생닭집 덕분이었다.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제 이름이 토종 닭이네요. 바로 잡아가세요. 네'라며 손글씨로 씌여진 간판 아래 생닭들이 널려 있었다. 2007년 가게가 문을 닫기 전까지 외지인, 주민 할 것 없이 돈 통에 돈을 넣고 생닭을 가져갔다고 한다.
생닭집을 모티브로 활용해 이제 원촌마을 일대 간판은 웃음 코드를 담게 됐다. 외지의 간판이 '튀는 것'에 목적이 있다면 이곳 간판들은 '어울림'을 위해 만들어졌다.
옛날에는 '니나노집'으로 통했던 육번집부터 대광철물, 덕태상회까지 세 개의 간판은 비슷한 느낌의 색상을 사용했지만 자세히 보면 육번집 간판에는 각종 해물이, 대광철물에는 삽, 빗자루 등 용구가, 덕태상회에는 상추, 파, 소금 등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마을 초입 삼거리에서 농협쪽 방향으로는 흰구름 할인마트 등 백운리를 풀어쓴 '흰구름' 상호가 많다. 특히 농약사와 약방이 함께 있는 단층건물 옥상에는 흰구름이 그려져 있는데 하얀 구름 모양 간판이 하늘을 배경으로 뭉게뭉게 피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농협 방향으로 농기구 수리센터를 거쳐 쭉 가다 보면 무인 자전거 대여센터가 있다. 자전거는 지도와 함께 3,000원에 대여할 수 있는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다.
간판 사업을 시작으로 마을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방과 후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는 흰구름 작은 도서관이 백운초등학교 옆에 새롭게 자리잡았고 도서관 앞 사랑방 등 어른들의 아지트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여행 메모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대전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장수 IC), 익산~장수 고속도로(진안 IC) 순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3시간 소요.
▦진안은 숙소 사정이 다소 부족했으나 최근 진안 홍삼스파를 오픈하며 26실 규모의 호텔 홍삼빌이 생겼다. 진안군청 홈페이지에서 펜션 및 민박정보를 얻을 수 있다.
▦평균 300m 고도를 자랑하는 고원 진안에서는 돼지사육이 잘 돼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흑돼지 고기를 어디서나 맛볼 수 있다. 마이산 입구에서는 초가정담(063-432-8840) 등 등갈비 즉석 구이를 내놓는 음식점들이 있고 흑돼지 삼겹살(깜도야) 전문점도 곳곳에 있다.
진안의 이색 먹거리는 새끼돼지를 쪄서 먹는 '애저찜'이다. 본래 어미 배 속에서 죽은 새끼 돼지를 삭혀 먹은 데서 유래했으나 지금은 1년 된 새끼돼지를 삶아 먹는 것으로 가을철부터 즐겨먹는다. 금복회관(063-432-0651)이 유명하며 미리 전화로 주문해야 된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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