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 취임식을 맞이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축하메시지를 메일로 전달해보세요. 아래 편지지 중 원하시는 편지지를 선택한 후 메일을 발송하시면 모두 저장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해드립니다.’
며칠 전 메일을 확인하다가 우연히 클릭해서 들어간 페이지에서 위와 같은 글을 발견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말해봐’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이벤트는 모 포털 사이트가 마련한 행사로 행사 종료 이후 네티즌의 의견을 모아 실제로 청와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같으면 나라님에게 상소를 올리거나 목숨을 걸고 신문고를 울려야만 비로소 의사전달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조선시대의 임금과 지금의 대통령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마우스 클릭 몇 번과 키보드를 잠시 두드리는 정도로 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람에게 보다 쉽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더구나 이번 이벤트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정부가 주도한 행사가 아닌 일반 민간기업에서 마련한 행사라는 면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민주주의도 디지털화되면서 이른바 ‘디지크러시(Digicracyㆍdigital+democracy)’ 사회가 구현되는 양상을 보여준 것이다.
국민참여가 가능한 채널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양적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이며 이는 모바일 투표와 같은 다른 채널들을 통해 디지털 민주주의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이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전자정부 인프라와 함께 국민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피드백을 받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낼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열리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려는 찰나다. 이러한 시대를 이끄는 작업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포털 메일에서 편지지를 고르고 대통령에게 이메일을 보내보자.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달라고 국민 하나 하나가 모두 부자 같은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고….